고용부, '2023년 6월 말 사망사고 발생현황' 발표
산재 사망 289명, 9.1% 감소…"위험성 평가 영향"
공사금액 50억 이상 건설업은 증가…추락·깔림 등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2023년 6월 말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 -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산재사고 사망자는 총 289명(사고 건수는 28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18명)보다 9.1%(29명) 줄어든 것이다.
올해 상반기 산재사고 사망자를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14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명 감소했다. 제조업(81명)과 기타 업종(61명)도 각각 19명, 5명 줄었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이 179명으로 18명 감소했다. 50인 이상 사업장도 110명으로 11명 줄었다. 50인 이상 사업장은 현재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다.
유형별로는 추락(111명), 끼임(35명), 부딪힘(33명) 사고가 각각 21명, 1명, 9명 감소했다. 반면 깔림과 뒤집힘(26명), 물체에 맞음(39명)은 8명, 7명 증가했다.
고용부는 상반기 산재사고 사망자가 다소 줄어든 데 대해 2명 이상 사망 등 대형사고 사망자(10명)가 전년(17명)에 비해 감소한 데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에 따라 자기규율 예방 체계의 핵심 수단인 '위험성 평가' 확산도 사망사고 감소에 일부 작용한 것으로 고용부는 평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월27일 노동자 사망사고 등 발생 시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법을 시행했으나,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노사가 스스로 위험성 평가를 통해 예방 체계를 구축·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산재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50인 이상 제조업(29명)으로 전년(52명)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 고정된 기계 설비와 정형화된 공정으로 위험성 평가 도입 효과가 가장 빨리 나타났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최태호 고용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현장 점검이나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과거보다는 위험성 평가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많이 실시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위험성 평가의 현장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금액 50억 이상 건설업의 사고 사망자(57명)는 전년보다 7명 늘었다. 중대재해법 적용 사업장에서 산재로 인한 사망자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주로 공사 현장에서 추락하거나 기계에 깔리고 자재에 맞는 사고가 많았다.
이에 대해 최 정책관은 "공사금액 50억 이상 중에서도 800억 이상은 줄어든 반면 120~800억은 늘었다"며 "상대적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역량이 부족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대형 건설사의 경우 실질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보다 대형 로펌을 통해 중대재해에 대응하고 있어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대 건설사 중 중대재해 발생으로 검찰에 기소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이런 가운데 고용부는 올해 1월 학계 등으로 구성된 '중대재해처벌법령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처벌대상 및 수준 등 제재방식 개선, 처벌요건 명확화 등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는 경영계가 요구해온 사항이기도 하다.
최 정책관은 "당초 지난 6월 말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워낙 관심도 많고 중대한 사안이라서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F에서는 내년 1월27일부터 중대재해법이 적용되는 50인 미만 사업장과 관련한 대책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계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적용 유예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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