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안입히는 군대가 어딨나"…실종 해병대원 부모 오열

기사등록 2023/07/19 16:47:27 최종수정 2023/07/19 17:00:08
[예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 보문교에서 해병대원 1명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호명면 고평교에서 구조당국이 사라진 해병대원을 찾고 있다. 2023.07.19. lmy@newsis.com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가지 말라고 말렸는데도 그렇게 가고 싶어하던 해병대인데. 내 아들은 어디 있나요.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19일 낮 12시 30분께 경북 예천군 호명면 보문교 일원에서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 일병(20)의 부모는 실종된 아들을 부르며 오열했다.

A 일병은 이날 오전 9시 3분께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사고 지점은 전날까지 내린 폭우로 많은 양의 흙탕물이 빠르고 흐르고 있던 곳이다.

해병대는 전날부터 장병 1600여 명, 수륙양용장갑차 6대 등을 투입해 예천지역 하천변에서 실종자 수색을 벌였다.

이날 아침부터 재개된 실종자 수색작업에서 대원들은 물 속에서 열을 맞춰 앞으로 나아갔다.

이 때 해병대원 3명이 급류에 의해 강물에 빠졌다.

2명은 수영으로 물 속에서 벗어났지만 A 일병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안타깝게 실종됐다.

A 일병의 부친은 해병대 간부에게 "물살이 셌는데 구명조끼는 왜 안입혔느냐.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싸냐. 구명조끼도 안입히는 군대가 어딨느냐"고 항의하며 통곡했다.

[예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 보문교에서 해병대원 1명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예천군 은풍면에서 해병장병들이 실종된 전우를 찾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07.19. lmy@newsis.com
또 "어제 저녁에 아들과 2분간 통화했다"면서 "물 조심하라고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망연자실했다.

이날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 없이 장화만 신은 채 물 속에서 수색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일병이 실종되면서 A 일병을 찾기 위해 예천지역의 모든 실종자 수색작업은 일시 중단됐다.

수색당국은 헬기 11대, 드론 12대, 구조견 9마리, 보트 13대를 투입해 A 일병을 찾고 있다.

수색 범위는 내성천과 낙동강 합류 지점인 하류 40㎞까지 확대했다.

하천 상류의 영주댐과 안동댐의 방류를 중단하고, 하류의 상주보는 방류를 시작했다.

수색 장면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자식 또래의 젊은 해병대원이 실종돼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며 "늦었지만 이런 일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안전장구를 갖추고 수색작업에 임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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