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주가조작 모집책 역할' 투자자들 수사 정조준

기사등록 2023/06/13 17:16:50 최종수정 2023/06/13 18:30:05

영업이사·병원장·은행원 구속기로

투자자 중 첫 영장…모집 대가 받아

'지역별 모집책'도 속속 수사대상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현직 병원장과 은행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주가조작 일당의 '모집책' 역할을 한 투자자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전날 재활의학과 원장 주모(50)씨, 영업이사인 미국 국적 김모(40)씨와 한 시중은행 지점 기업금융팀장 김모(50)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주씨와 김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 은행원 김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 혐의를 받는다.

서울 노원구의 한 재활의학과 병원 원장인 주씨는 라덕연(42)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일당에 의사 등 고액 투자자를 소개한 혐의, 현직 은행원인 김씨는 시세조종 일당의 범죄에 가담해 투자자를 유치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각각 받는다.

라 대표 명의 업체들에 사내이사 혹은 감사로 이름을 올리고 투자자 모집 업무를 한 영업이사 김씨를 제외하면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신병확보 대상이 된 셈이다.

검찰은 라 대표 일당의 시세조종 사실을 알았거나, 단순한 투자 권유를 넘어 '모집책' 노릇을 한 정황이 있는 투자자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지난 7일 "투자를 권유한 대가로 상응하는 이익을 봤다면 (피의자로 볼) 다른 징표가 될 수도 있다"며 "실질적으로 (주가조작 일당이) 움직이는 것을 어느정도까지 알았느냐에 따라 피의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 대표 일당에게 30억원을 투자해 피해를 봤다는 가수 겸 배우 임창정도 투자자 모임에서 투자를 권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임창정 부부의 경우 아직 조사하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은 또한 라 대표 일당이 수도권과 대구·울산·광주·제주·강원·충남 등 권역별로 조직을 두고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보고 투자자들로 수사를 넓혀가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폭락사태를 유발했다는 의혹을 받는 대량매도 경위에 대해서도 금융당국과 함께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 대표는 구속 전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상속세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주가를 낮추기 위해 공매도를 했고, SG증권에서 CFD 반대매매가 발생해 주가가 폭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영업이사 김씨의 경우 키움증권 출신으로, 부인 A씨와 함께 영업팀에서 투자자 모집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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