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공무원 붙잡자"…휴가 늘리고 주거비 지원[구청25]

기사등록 2023/05/20 15:00:00 최종수정 2023/05/20 16:09:43

시와 자치구 5년차 이하 공무원 퇴직 급증

특별휴가 개편, 야근 줄이기, 심리상담 지원

[서울=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30 공무원과의 공감 토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3.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2030 직원의 주요 관심사인 균형 있는 일과 삶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재택근무의 실효성을 파악하는 등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030세대 서울시 공무원과의 간담회에서 약속한 발언이다.

20일 서울시의회 옥재은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최근 10년간 MZ세대 의원면직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에서 사표를 낸 임용 5년 차 이하 공무원은 총 281명이었다.

지난해 사표를 낸 서울시와 구청 공무원은 총 561명이었는데 그중 절반을 5년차 이하가 차지한 것이다. 이는 최근 10년(2013~2022년)간 최대 규모이며, 2019년의 157명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퇴사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박봉'이 꼽힌다. 서울시가 지난해 새로 임용된 공무원 550명을 대상으로 고민을 물었는데 응답자의 28%가 '적은 월급 등 경제적인 문제'를 답했다. 이어 '경직된 조직문화 등으로 인한 진로 고민'이 17%로 뒤를 이었다.

이에 시와 자치구는 MZ공무원 달래기에 나섰다. 서울시 5년 이상 10년 미만 공무원들의 특별휴가가 5일 부여된다. 또 현행 10년 이상 장기 재직자 특별휴가는 재직기간에 따라 각각 5일씩 확대된다.

서울시의회 김원태 서울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같은 내용의 서울특별시 공무원 복무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3일 제31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그동안 시는 2014년부터 재직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공무원에게 10일, 20년 이상 30년 미만 및 30년 이상 공무원에게는 20일의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해당 재직기간에 각각 5일의 특별휴가가 더 부여된다.

김 의원은 "청년 공무원들의 의원면직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서울시 공무원으로서 노고를 인정받고 그에 따른 보상으로 특별휴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공직 적응과 직무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직장 내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조직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과 과천 현대미술관 관람 등 야외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으로 구성됐다.

구로, 용산, 마포, 금천구 등 대다수 차지구들도 5년차 이하 공무원에게도 장기재직 특별휴가를 지급하기로 개편했다.

구로구는 올해부터 신입 공무원이 6개월 시보 기간을 끝내면 동료들에게 떡 돌리는 관행을 없애고, 신입공무원에게 5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송파구는 MZ직원을 위한 맞춤형 복지정책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7급 이하 무주택 공무원에게 주택 관련 대출 이자를 일부 지원하는 ‘주거안정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또 민간과 협업해 예식장과 헬스장 할인 혜택도 지원한다. 민원인 등으로 인한 신체·정신적 피해로 전문 병원 치료를 받을 땐 의료비로 1인당 최대 20만원을 준다.

관악구는 2021년부터 새내기 공무원들과 공감토크를 통해 조직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다. 공감토크는 구청장과의 대화 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새내기들의 애로·건의 사항을 듣고 아이디어를 수렴해 조직 내 반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꼰대탈출, 세대공감 리더되기' 프로젝트를 운영해 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는 선배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MZ세대의 특성과 달라지고 있는 사회생활 트렌드를 교육한다.

이밖에 ▲불필요한 야근 줄이기 ▲퇴근 직전 업무지시 자제 ▲집중근무 시간 활성화 ▲간결하고 효율적인 회의 진행 ▲명확한 업무지시 ▲불필요한 대면보고 자제 ▲건전한 회식문화 ▲연가사용 활성화 ▲관리자부터 실천하기 등 '근무혁신 10대 제안'도 정했다.

마포구는 직원들이 주말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강화도, 인천 등 서울 근교에 휴양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민원상담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위해 심리상담도 지원해 주고 있다. 동호회 활동과 취미생활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강사료도 지원한다.

구 관계자는 "특히 젊은 직원들은 악성 민원을 겪을 때 스트레스가 클 수 밖에 없다"면서 "심리상담을 통해 허삼탄회하게 털어놓으면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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