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거부권·김진표 직권에 '본회의 직회부' 카드 무력화[금주의 이슈]

기사등록 2023/04/16 05:00:00

"양곡법 포기 안해…후속 입법으로 정상화"

"간호법, 정부가 갈등 조장…손놓으란 거냐"

당 일각 "성과 내야…독주 프레임 우려도"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재의의 건'이 부결되고 있다. 2023.04.1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 등 민생 입법에 드라이브를 걸며 꺼내든 '본회의 직회부' 카드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과 김진표 국회의장의 직권에 무력화됐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경우 본회의에 직회부된 뒤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국회로 공이 돌아왔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에 대한 재투표를 강행했지만 총 290표 중 찬성 177표, 반대 112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기본적으로 법안이 의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지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다시 의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끝내 부결됐지만 추가 입법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민주당은 이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며 "후속 입법을 통해 반드시 양곡관리법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끝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쌀값 폭락을 방지하고 예방하기 위한 각계의 노력, 양보, 논의과정, 민주적 절차를 완전히 수포로 만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던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 13일 김 의장의 직권으로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으면서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은 의사일정변경동의를 통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려 했으나 김 의장은 안건 상정을 다음 본회의로 연기했다.

김 의장은 "정부와 관련 단체 간 협의가 이 문제로 진행된다"며 "여야 간 협의를 거쳐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도록 간호법 대안은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김 의장은 지난 양곡관리법 개정안 과정을 복기해보시기 바란다"며 "민주당의 통큰 양보로 본회의 통과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지만 정부 여당은 어땠나. 김 의장의 두 차례 중재안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고) 여당은 보란 듯이 재의결에 반대하며 민심에 맞섰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법은 지난 대선 양당의 공통 공약이다. 오랜 시간 상임위에서 충분히 숙의해서 의결했고 국민으로부터 공감대도 얻은 민생법안"이라며 "정부 여당이 갈등 조정 대신 또다시 갈등 조장에 나서는데, 그대로 손놓고 있으란 말이냐"고 했다.

반면 김 의장은 "직상정(본회의 직회부)하는 법안이 자꾸 늘어나고 있어서 걱정"이라며  "양곡관리법과 같은 절차를 밟으면 국회 입법권의 권위만 더 실추되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입법 독주' 프레임 부담에도 꺼내든 본회의 직회부 카드가 무력화되며 난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169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가지고 성과를 내야한다"면서도 "하지만 본회의 직회부 등 단독으로 입법을 하면 독주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그게 가장 큰 딜레마"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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