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일부분만을 검은색으로 가린 모델이 런웨이에 오른다. 디자이너는 추가적으로 목과 팔, 허리, 다리 등에 검은색 띠나 패턴으로 장식을 만들어낸다. 의상은 매우 독특하고 화려한 수영복처럼 보인다. 하지만 모델의 몸을 장식하고 있는 것은 전부 검은색 테이프다. 최근 '블랙 테이프 프로젝트(Black Tape Project)'라는 작업으로 유명해진 조엘 알바레즈의 작품이다.
알바레즈는 '바디 테이프 아트'의 창시자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쿠바계 미국인인 그는 2008년 사진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한 모델의 부탁으로 테이프를 몸에 붙이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마이애미 지역 댄서들과 작업을 하며 춤을 춰도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테이프 디자인을 스스로 고안해냈다.
미스 푸에르토리코와 함께 작업한 테이프 아트 게시물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단숨에 유명 인사가 됐다. 이 게시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하룻밤 사이에 1000만회 이상의 조회수 기록했고, 알바레즈는 "(이 작업으로) 내 인생이 바뀌었다"고 회고했다. 그가 만든 '블랙 테이프 프로젝트'라는 브랜드는 '마이애미 스윔 위크' 같은 패션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블랙 테이프 프로젝트는 지난해 세계 4대 패션위크인 뉴욕패션위크 무대에 오르면서 패션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최근 '패션 채널'이 게시한 '아트하트 패션쇼 2023' 유튜브 영상은 11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블랙 테이프 프로젝트가 여성의 신체를 지나치게 성적으로 대상화한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알바레즈는 이 프로젝트가 인간의 몸을 캔버스로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예술이라고 강조한다.
알바레즈는 테이프 아트를 보급하기 위해 몸에 붙였다 떼도 안전한 제품을 개발해 상품화하기도 했다. 블랙 테이프 프로젝트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색상의 방수 테이프, 비닐 테이프, 메탈릭 테이프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에디터 Funny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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