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만나러 가야 하는데..." 꺼지지 않는 경북 상주 산불

기사등록 2023/03/16 23:29:13 최종수정 2023/03/16 23:39:56
[상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16일 오후 경북 상주시 외남면 흔평리 야산에 불이 번지고 있다. 2023.03.16. lmy@newsis.com



[대구=뉴시스]정재익 기자 = "우리 남편 만나러 가야 하는데…"

16일 오후 9시10분께 경북 상주시 외남면 흔평2리 마을회관.

발화지점과 가장 가까운 흔평2리 마을회관에는 불길을 피해 대피한 9명의 주민이 있었다. 회관 앞에는 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면사무소 직원 1명도 함께 했다.

마을회관 밖 정면으로는 아직 꺼지지 않은 산불이 조각처럼 보였다. 회관 주변은 산불로 인한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강모(82·여)씨는 "산불 발생지 인근 민가에 있는 우리 남편 데리러 가야 하는데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며 "남편이 몸이 아픈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산불로 대피한 주민은 오후 10시 기준 소은리, 지사1·2리, 흔평2리 등 주민 14명이다.

김모(78·여)씨는 "주민 중 나이가 든 노인들은 이곳으로 대피했고 의용소방대원 등 젊은 주민은 현재 산불 진화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상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16일 오후 경북 상주시 외남면 흔평리 야산에 불이 번지고 있다. 2023.03.16. lmy@newsis.com


산불은 이날 오후 2시54분께 상주시 외남면 흔평리 산84-1 일원에서 발생했다. 오후 11시 기준 산불 영향 구역은 약 84㏊며 잔여 화선은 2.8㎞(2.1㎞ 진화완료), 진화율은 43%로 집계됐다.

산림당국은 산불진화장비 97대, 산불진화대원 1218명을 투입해 진화 중에 있다. 진화 작업에 투입됐던 헬기 24대는 야간 대응 체제로 전환하며 철수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4시8분께 대응 1단계를, 산림청은 오후 4시10분을 기해 산불 2단계를 각각 발령했다.

초기 신고자 1명이 산불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고 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이 발생하자 주민 190여명이 선제적으로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지만 불길이 잦아들자 많은 수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당국은 산림드론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정확한 화선을 파악하고 있으며, 야간상황 판단 및 효율적 진화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대응1단계가 내려진 상주 외남면 산불과 관련해 야간에도 지속 대응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야간산불 확산 및 진행상황을 실시간 분석하기 위해 현장 상공에 소방드론을 띄워 효율적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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