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측, "애플페이 도입, 검토 중"
애플 사업비용·기술 폐쇄는 걸림돌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자회사의 선불 교통카드 '레일플러스'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애플의 OS(운영체제)인 'iOS'와의 호환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카드는 전국 철도 역창구 뿐 아니라 전국 지하철·버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어 애플페이와 제휴가 성사될 경우 국내에서도 애플페이를 통해 교통카드 기능을 쓸 수 있다. 한 코레일 관계자는 "레일플러스는 이전에 안드로이드에서 운영돼 왔기 때문에 iOS에서 운영이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관련 제반 사항에 대해서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협의는 이미 작년에 오갔다"며 "애플페이의 제휴 카드사가 확대된다면 (코레일이) 더 적극적인 애플페이 도입 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 내에서 교통카드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애플 측이 카드사가 아닌 캐시비나 티머니 등 선불 교통카드를 운영하는 업체와 제휴를 맺어야 한다. 이날 기준으로 캐시비를 운영하는 롯데카드의 자회사 '로카모빌리티'는 "기술 이전 가능 여부에 대해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티머니 측은 "대답 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선불결제업체들의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가장 크게 작용할 변수는 '비용'이다. 애플페이를 교통카드 단말기에서 사용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별도의 교체나 이식 작업 등이 필요한데, 이 작업에 투입된 비용 대비 효용이 어느 정도일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업계는 안드로이드OS 기반으로 개발된 삼성페이 내 서비스를 운용해왔는데 여기에는 Java기반의 코딩이 사용된다. 반면 애플의 'iOS'에서 프로그램이 구동하기 위해선 iOS의 주 개발 언어인 'Objective-C'(C언어의 객체지향 버전)나 'Swift'(애플이 직접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이 별도로 진행돼야 한다.
문제는 애플의 폐쇄성이다. 그간 신규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내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전례를 반복해 보인 애플의 행보상 해당 비용들은 전적으로 교통카드 사업자들이 짊어져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에서도 가맹점 결제 수수료는 제휴 카드사가 전액 부담한다.
그럼에도 업계는 애플페이와의 연계가 가져올 이득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삼성페이가 국내에 출시된 후 삼성전자는 캐시비·티머니 등과 제휴를 맺었는데 이후 이들 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전례도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나 기술에 투입해야 하는 비용보다 이득이 더 크다는 판단이 선다면 계약에 나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현시점에선 모든 업체가 기술적 검토를 나선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애플에 충성도가 높은 MZ세대의 이용률을 시너지로 이용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내 18세~29세 스마트폰 이용자의 52%는 아이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삼성전자 갤럭시(39%)를 앞섰다. 30대에서는 삼성 갤럭시가 51%, 아이폰이 43%로 비슷했다.
이에 제휴 선택권을 쥐고 있는 애플 역시 셈법은 복잡해졌다. 삼성페이가 선점한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MZ세대를 동력으로 한 초기 성장세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카드와의 제휴만으로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현 시점에선 잠재 이용자는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동시에 이용하는 이들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aebyeo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