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구호 잇달아 동참(종합)

기사등록 2023/02/07 04:05:30

에르도안 "최소 45개국 지원 제안"

이후에도 속속 구호·수색 지원 약속

미·EU, '나토' 튀르키예에 구조대 파견

제재국 시리아엔 인권단체 통해 지원

푸틴, 양국 정상과 통화…우크라도 동참

유엔·국제적십자연맹 등 긴급 구호 대응

이스라엘 "요청 승인"…시리아는 요청 부인

[디야르바키르=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에서 의료진과 구조대원들이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 더미에서 수색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2700명이 숨졌다.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국제사회가 6일(현지시간) 규모 7.8, 7.5의 두 차례 강진과 120여 차례의 여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 대한 구호에 잇달아 동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 CNN 등 외신들을 종합하면 많은 국가와 국제기구 정상들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통화하거나 성명을 내고 구호 지원을 약속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진 발생 후 TV 연설에서 "약 45개국이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으며, 이후에도 구호에 동참하는 곳이 늘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 러시아, 중국, 유엔,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아랍연맹(AL) 등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진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꼈다"면서 "우리 행정부는 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와 긴밀해 협력해왔고, 나는 미국의 즉각적인 대응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튀르키예 정부와 지원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튀르키예의 수색 및 구조 노력에 대한 지원을 시작하고 부상자와 이재민을 돕기 위해 신속하게 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에 대해선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인도주의 파트너들이 시리아의 파괴에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테러 지원, 화학무기 사용, 인권 침해 등으로 시리아에 제재를 유지하고 있으며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보도자료를 통해 애도를 표하며 초기 지원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원의 필요성을 평가하기 위해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인도주의 파트너들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79명으로 구성된 도시 수색구조대 2개팀을 포함해 추가 팀을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개발처(USAID)와 연방 정부에 지원 옵션을 평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수색 및 구조 전문가를 파견, 영국 시간으로 오후 11시까지 튀르키예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당국은 "영국 국제수색구조대가 배치될 것이며 72시간 내에 구조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구조대는 오늘오후 6시께 버밍엄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발해 오후 11시까지 튀르키예에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등 10개국 이상의 수색 및 구조팀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구조대원 200명 이상을 파견하기로 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139명이 오늘 튀르키예로 가 수색 및 구조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고, 스페인 내무부는 "85명을 파견한다"고 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하고 "필요한 모든 추가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방금 전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그리스 국민을 대표해 참혹한 인명 피해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트위터에서 깊은 애도를 표하며 "캐나다는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

인도는 구조대원 100명과 훈련견을 지원한다. 국가재난대응팀 2개 팀이 수색 구조 활동을 지원하며 의료팀도 준비 중이다. 모디 총리는 트위터에서 "이 비극에 대처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최대 라이벌인 파키스탄과 튀르키예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껄끄러운 관계였지만 최근 몇 년 간 양국 간 교역은 크게 증가했다고 WP는 전했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구호 활동에 동참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 알아사드 대통령과 각각 통화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필요한 지원을 즉각 제공하겠다"고 했고, 양국은 각각 감사의 뜻을 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과 동맹을 맺고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300명 이상으로 구성된 러시아군 10개 부대가 시리아에서 잔해를 치우고 수색 및 구조 활동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 사령관에게 지원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도 "대규모 구조대원을 튀르키예에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튀르키예와 긴밀히 협력해 배치를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일찍 시리아의 지원 요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는데, 시리아는 이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공식적으로 전쟁 중이며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CNN에 따르면 익명의 시리아 당국자는 친정부 매체에 "네타냐후 총리가 지진을 이용해 여론을 오도하고 점령군의 확장적이고 공격적인 정책을 은폐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대지진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끼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면서 "유엔은 비상 대응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양국 구호 활동을 돕기 위해 재난대응비상기금에서 "즉각적인 현금 지원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부터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을 강타한 강진과 여진으로 현재까지 양국에서 27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39년 3만2000명이 사망하고 10만 명 이상이 부상한 지진 이래 최악의 재난"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아직도 잔해 속에 갇힌 사람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진은 멀리 레바논과 요르단, 이스라엘, 이집트까지 느껴질 만큼 강력했으며, 추가 여진도 우려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으로 현재 건설 중인 원자력발전소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현지 원자력 규제 당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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