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반이슬람 시위에 격분, 핀란드와 분리키로
스웨덴-핀란드 동반신청 불구 차별 대우 선언
나토 30개국 전부 찬성해야 가입..튀르키예 찬성 필수
튀르키예 정부는 최근 스웨덴 등 유럽 여러 나라에 대해 이른바 반(反)튀르키예 시위와 '이슬람 증오'를 이유로 국민들에게 여행 경고령을 내렸다. 지난 주 스웨덴의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반 이슬람 주의자들이 쿠란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인데 대해 격분한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스웨덴과 튀르키예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고 그 동안 튀르키예의 반대로 회원가입이 미뤄졌던 나토 가입 문제도 계속 표류하게 되었다.
핀란드의 페카 하비스토 외무장관은 이 때문에 24일 핀란드방송 YLE에 "스웨덴의 나토 신청이 장기간 진척없이 표류될 것인지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스웨덴에 나토 가입에 대한 튀르키예의 지지를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4일 핀란드 외무부가 그 동안 추진했던 스웨덴과의 나토 동반 가입대신 지금 상황에선 핀란드만이라도 별도로 회원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데 대해서 "스웨덴은 빼고 이를 검토할 수 있다"고 지방의 빌레직 주에서 열린 청년 집회에서 말했다.
"필요하다면 우리는 핀란드에 대해서는 다른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우리가 핀란드에게 별도의 메시지를 준다면 스웨덴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라고 에르도안은 말했다.
나토 신규 가입은 기존 회원국들이 빠짐없이 찬성해야 한다. 30개 회원국 중 하나인 터키는 스웨덴 정부에게 망명중인 쿠르드족 무장조직원들 및 이들의 동조자들을 터키로 송환시키는 등 법적 제재를 하지 않으면 가입을 찬성할 수 없다고 언명해왔다.
지금까지 북구의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토에 각각이 아니라 동반해서 같이 합류하기로 서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날 핀란드 외무장관의 발언은 이웃 스웨덴 없이 가입 절차를 추진할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서 스웨덴의 토비아스 빌스트롬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핀란드와 접촉해서 장관의 진의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핀란드, 터키 등과 함께한 나토 가입관련 합의를 존중한다. 지금까지 그랬으며 계속 그럴 것"이라고 스웨덴 장관은 강조했다.
지난해 말 스페인 나토 정상회의서 3국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쿠르드족 무장조직을 지원하지 않으며 터키에 내렸던 무기수츨 금지초치를 해제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에르도안은 스웨덴 총리에게 " 진심으로 나토 가입을 원한다면 스웨덴에서 활동하고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을 먼저 척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해 여름에 건넨 제거 대상자 120명의 명단을 언급하기까지 했다.
지난 주 시위사태 이후로 에르도안은 브뤼셀에서 열리기로 했던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가입에 관한 중요한 회의를 연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28일 튀르키예가 여행금지령을 내리기 직전에 북구의 노르딕 국가들은 별도로 튀르키예 여행에 대한 새로운 대국민 경보를 내놓았다.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은 각각 국민들의 튀르키예 여행시 모임을 삼가고 극도의 주의를 기울이도록 권고했다.
스웨덴 외무부도 웹사이트를 통해 앙카라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일시 폐쇄했으며 이스탄불의 총영사관도 방문객들을 당분간 받지 않고 비상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에 거주하고 있는 스웨덴 국민들은 앞으로 일어날 사태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라"는 외무부의 권고는 스톡홀름에서 일어난 반 이슬람 시위에 대한 항의 시위가 튀르키예에서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원래 북유럽 국가 중 스웨덴과 핀란드는 1995년 유럽연합에 가입했으나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서 중립을 표방하고 나토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웨덴과 핀란드는 인근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난해 2월 말 침공하자 지난 해 3월 그간 유지해온 '군사적 중립주의'를 포기하고 나토 가입에 나섰고 튀르키예가 이를 찬성하지 않으면서 3국의 긴장상태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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