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경찰 과잉진압으로 또 흑인 숨져 논란

기사등록 2023/01/24 14:30:56 최종수정 2023/01/24 17:53:46

유가족 "LA폭동 촉발한 로드니 킹 구타 연상"

피해자 구타 추정 경찰 5명은 모두 흑인

[멤피스(미 테네시주)=AP/뉴시스]멤피스 경찰관들에게 구타 당한 뒤 사망한 타이어 니콜스의 어머니 로우 본 웰스(왼쪽에서 두 번째)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울고 있다.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이달 초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경찰관들의 과잉진압으로 흑인이 숨져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멤피스 경찰의 구타로 인해 숨진 타이어 니콜스 유가족의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의 폭력이 1990년대 LA폭동을 촉발한 로드니 킹에 대한 구타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경찰이 니콜스를 "인간 피냐타"처럼 대하며 3분 동안 구타했다고도 언급했다. 피냐타는 안에 선물이 든 인형으로, 선물을 꺼내기 위해선 막대기로 때려 터트려야 한다.

앞서 니콜스는 지난 7일 저녁 교외 공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교통 단속에 걸렸고, 경찰 5명으로부터 구타를 당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니콜스의 집으로부터 73m 가량 되는 지점이었다.

경찰은 당시 니콜스가 제지 당하자 달아나기 시작해 '대치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유가족은 경찰이 니콜스를 구타한 뒤 심장마비와 신부전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국은 니콜스가 의료적 응급상황을 겪었다고만 언급했다.

미 법무부는 이번 체포에 대한 민권조사를 개시했다. 테네시주 수사국은 과도한 무력 사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유가족의 변호사는 니콜스를 구타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찰관 5명이 모두 흑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측은 니콜스의 죽음과 관련된 경찰관을 모두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니콜스의 의붓아버지인 로드니 웰스는 "우리 아들은 목숨이 두려워 도망쳤다"면서 이 경찰관들이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되기를 유가족들은 원한다고 말했다.

유가족 측은 니콜스가 구타당하는 영상의 공개를 1~2주 늦춰 달라는 수사관들의 요청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성명을 통해 수사관들의 수사가 위험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는 소요 가능성 때문에 수사당국의 영상 공개에 긴장하고 있다.

유가족 기자회견 이후 약 10명의 활동가들은 담당 검사를 찾아가 영상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와 경찰관들을 기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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