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체렌코프 효과' 이용 암세포 죽이는 나노물질 개발

기사등록 2023/01/18 14:34:31

'체렌코프 효과' 이용한 나노물질, 국제 학술지 게재

향후 폐암, 간암 등 다양한 암 세포주 이용 전임상시험 추진

[대전=뉴시스] 지르코늄-89가 도입된 티타늄-망간 나노물질 구조. 생체단백질인 트랜스페린으로 코어를 코팅하고 트랜스페린 외부에 산화망간을 첨가해 암세포 근처에서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나노물질을 개발했다. 산화티타늄과 산화망간에서 발생한 활성산소는 암세포의 DNA에 손상을 입혀 암세포를 사멸시킨다.(사진=원자력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정훈 박사팀이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에서 발생하는 '체렌코프 효과'를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나노물질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체렌코프 효과는 195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러시아의 과학자 체렌코프 박사가 발견한 현상으로, 전기적 성질을 가진 입자가 물속을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운동할 때 빛이나 X선을 방출하는 효과다.

이번에 박 박사팀은 약 100㎚(나노미터) 크기로 만든 산화티타늄 나노입자 내부에 진단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를 넣은 뒤 나노입자 표면을 생체단백질인 트랜스페린으로 코팅하고 트랜스페린 외부에 산화망간을 첨가해 암세포 근처에서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나노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산화티타늄과 산화망간에서 발생한 활성산소는 암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암세포를 죽인다.

이어 연구진은 나노물질의 내부는 산화티타늄, 외부는 산화망간으로 만들어 활성산소를 이중으로 방출하는 나노물질을 구현했다.

나노물질 내부의 지르코늄-89에서 나오는 입자는 영상진단에 사용되며 체렌코프 효과를 유발한다. 또 여기서 발생한 자외선에 의해 산화티타늄에서 활성산소가 생기며 산화망간은 암세포 주변의 약한 산성 조건과 체렌코프 효과에 의해 분해돼 활성산소를 방출하게 된다.

연구진은 나노입자를 둘러싼 생체단백질 트랜스페린은 나노물질이 서로 붙지 않게 막아 100㎚ 크기를 유지하고 나노물질과 암세포를 잘 부착시켜 활성산소가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선과 나노기술을 융합해 암을 사멸시킬 수 있는 방사선 변환기술을 증명했으며 대장암 세포주 이외의 폐암, 간암 등 다양한 세포주를 이용한 전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권위지 미국 화학회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18일에 게재됐다.(논문명:Theranostics through Utilizing Cherenkov Radiation of Radioisotope Zr-89 with Nanocomposite Combination of TiO2 and MnO2)

첨단방사선연구소 정병엽 소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르코늄-89에서 방출하는 감마선을 자외선으로 변환, 방사선 변환 기술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며 "기초연구 분야에서의 활용과 향후 연구분야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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