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여론조사서 김기현에 오차범위내 추월당해
당권 도전 갈등…"못마땅" "쉽게 안 꺾여" 평가
추후 여론조사 촉각…오차범위 밖 패배시 단념
1위 되찾거나 오차범위내 격전 시 출마할 수도
羅 "더 기다려달라…당원·국민 목소리 들을 것"
나 전 의원은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소재 성당을 찾았다. 지난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제출한 후 지방으로 향했던 나 전 의원이 이틀 만에 서울로 돌아와 개인 일정을 재개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 이틀간의 잠행 중에도 당권 도전에 대한 의견을 계속 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나 전 의원의 당대표 후보 지지도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받는 김기현 의원에게 밀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나 전 의원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250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을 대상으로 당대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김 의원이 32.5%로 1위, 나 전 의원이 26.9%로 2위를 기록했다.
특히 당원 표심에 더 가까울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윤석열 대통령 적극 지지층, 즉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매우 잘한다'고 답한 계층에서 김 의원이 43.3%, 나 전 의원이 26.0%를 기록해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줄곧 '당심 1위'를 차지했던 나 전 의원이 처음으로 추월당한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3%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다.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후 당권 도전을 두고 대통령실 및 친윤계 의원들과의 갈등이 최고점에 이르면서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지지층 일부가 김 의원에게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친윤계와 반목 중인 나 전 의원의 지지도가 예상보다 덜 꺾이면서 '역시 나경원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나 전 의원의 지지도가 계속 내림세를 그리면서 김 의원의 지지도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지게 되면 전당대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당권 도전을 접을 수 있다.
지난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이래 친윤계의 '반윤'(反尹) 비판에 영향을 받은 당심도 나 전 의원을 떠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반면 나 전 의원이 지지도 1위를 되찾거나 오차범위 안에서 김 의원과 다툴 경우에는 출마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한 주자도 과반 득표율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결선투표에서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지난 2014년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밀었던 친박 서청원 전 의원이 김무성 전 의원에게 패배했던 경험이 전례로 삼을 수 있어 보인다. 이번에도 당심이 친윤계로만 구성된 당 지도부를 경계해 자신에게 향할 수 있음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나 전 의원은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 등을 겨냥해 "제2의 진박(眞朴)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동작구 소재 성당 미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권 도전 여부를 묻는 말에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조금 더 당원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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