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싱가포르 출국이후 8개월만 검거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핵심 인물
국내 송환 등도 논의할 듯…장기화 할수도
공교롭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날 붙잡힌 것이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7시30분(한국 시각)께 태국 빠툼타니 소재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의해 붙잡혔다.
또 현장에 같이 있던 양선길 현 쌍방울 그룹 회장도 함께 검거됐다. 이들은 골프를 치려다 체포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그룹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직전인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해 도피 생활을 해왔다.
양 회장도 비슷한 시기 출국해 해외 도피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8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여권을 무효화하는 등 김 전 회장 신병 확보에 집중해왔다.
김 전 회장은 현재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 그룹의 각종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우선 2018~2019년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한에 건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앞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아태협 안모 회장을 구속기소 하면서 공소장에 김 전 회장을 공범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안 회장은 쌍방울 등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중 8000여만원을 달러로 바꿔 김영철 당시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층에게 전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회장은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을 당시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으로도 수사를 받고 있으며, 쌍방그룹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도 있다.
검찰이 쌍방울 그룹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원지검 소속 검찰 수사관이 압수수색 대상 계좌 등 주요 수사 기밀자료를 쌍방울 측에 넘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자료를 유출한 수사관과 이를 넘겨받은 전 검찰 수사관 출신 쌍방울 임원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쌍방울 그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전·현직 회장이 체포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검찰은 우선 태국 정부와 김 전 회장의 국내 송환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회장 역시 현지 법원에 송환 거부 소송을 낼 수 있어 실제 국내 귀국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붙잡혔던 쌍방울 그룹 재경총괄본부장 A씨 역시 현지 법원에 송환 거부 소송을 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김 전 회장의 친인척 관계로 알려진 A씨는 쌍방울그룹 자금 전반을 관리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 쌍방울 그룹을 둘러싼 각종 배임·횡령 의혹과 관련해 핵심 수사 대상자이기도 하다.
A씨 역시 수원지검 소속 수사관이 검찰 수사 기밀을 쌍방울 측에 넘긴 지 나흘 만인 지난해 5월28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태국 관계당국과 협력해 신속하게 범죄인을 송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이날 오전 10시46분부터 12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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