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당권주자, 다음 주말까지 교통정리할 듯…나경원 '빨간불'

기사등록 2023/01/07 08:00:00 최종수정 2023/01/07 08:04:06

권성동 '불출마' 이후 김기현에 당심 쏠려

김기현, 연초 들어 당대표 지지도 상승세

당심 1위 나경원 변수…다음주 결정 전망

대통령실, '출산연계한 대출금 탕감' 제동

당권 고심 나경원에 '경고성 메시지' 해석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지난해 12월26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 및 산업은행 부산이전 시민대토론회에 참석,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2.12.26.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국민의힘 친윤계가 본격적으로 당권 주자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 친윤 핵심인 권성동 의원이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친윤계 대표 후보는 김기현 의원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이르면 다음 주말까지 친윤계 교통정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당원 지지도가 높은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출마에 관심이 쏠린다. 이르면 다음 주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나,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저출산 대책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나 부위원장 출마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과 대적할 주자로 김 의원이 꼽혔다. 특히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과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설이 불거지면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가까운 후보라는 평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친윤 핵심 권 의원의 출마를 염두에 두면서 잠시 친윤계 주자 정리가 과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윤심을 얻지 못한 데다 낮은 지지도를 극복하지 못한 권 의원이 지난 5일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여기에 연초를 기점으로 김 의원의 당대표 후보 지지도가 15%대로 껑충 뛰어오르면서 친윤 주자 정리에 속도가 붙게 됐다. 뉴시스가 신년을 맞아 지난해 12월27~29일에 실시한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 의원은 15.2%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권성동,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지난 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2023.01.02. yesphoto@newsis.com
변수는 범친윤계로 분류되는 나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다.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당대표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1위를 차지한 나 부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인지도에서 밀리는 김 의원의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의원도 이전부터 나 부위원장과 연대를 위해 물밑 접촉을 벌여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최근까지 당권 도전 의사를 묻는 말에 "윤석열 대통령과 직무 등을 조율한 후 당권 도전을 결정하겠다", "당대표 자리에서 더 크게 정책을 도울 수 있다" 등의 모호한 답변만 내놓은 채 갈지자(之)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일에는 "최근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그래서 마음을 조금 굳혀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혀 당권 도전에 무게를 싣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나 부위원장이 다음주께 당권 도전을 선언한다는 예측까지 나왔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2023.01.02. lmy@newsis.com
이런 와중에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출산 연계 대출금 탕감' 정책을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하며 나 부위원장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연출됐다.

나 부위원장은 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출산 시 대출 이자와 원금을 탕감해주는 정책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위원장직이) 나경원이 되기 전에는 존재도 없었다는 말도 하시면서 힘이 있으려면 당대표 하면서 하는 게 힘이 있지 않냐는 농담도 있다"며 "그 자리(당대표)에서 더 크게 도와드릴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러나 하루 만인 지난 6일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면제하는 방향은 개인 의견일 뿐이다. 오히려 윤석열 정부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일축했다.

표면적으로는 나 부위원장이 정부와 상의 없이 설익은 정책을 발표해 대통령실과 정부 입장을 난처하게 했다는 분석이 많지만, 이면에는 친윤 당권 교통정리를 빠르게 매듭짓고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즉, 저출산 문제 해결 의무를 믿고 맡겼는데 나 부위원장이 오히려 당권 도전을 어필하면서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나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김정재 의원은 6일 SBS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 두 개를 한꺼번에 줬다"며 "3개월이 안 됐는데 그냥 접고 나온다면 굉장히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진중하고 길게 보는 게 맞다. 인구 문제에 집중해 결과물을 내 윤석열 정부 성공에 큰 공헌을 했으면 한다"며 사실상 출마를 만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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