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꿈 이룬 맏딸, 뇌사 하루 만에 숨져 애통…통곡의 빈소

기사등록 2022/10/31 14:26:48 최종수정 2022/10/31 14:28:32

"매일 어머니와 통화하는 살가운 맏이"

친구와 함께 이태원 찾았다 압사 참변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시민들이 놓고간 근조화가 놓여 있다.  2022.10.30. kgb@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뇌사 판정을 받았다고 해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는데... 참담한 심정입니다."

31일 오전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A(28·여)씨의 빈소가 마련된 광주 북구 용전동 모 장례식장.

광주가 고향인 A씨는 친구와 함께 이태원에 갔다가 몰려든 인파에 크게 다쳐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왔다.

A씨는 부산 지역 한 병원에서 간호 보조로 일했다. 이후 간호사의 꿈을 품고 전남 모 대학교에 입학했다. 간호 보조 시절 모은 돈을 대학 등록금에 보태며 학업에 전념했다.

A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2년 전 서울 유명 대학병원에 입사, 그토록 바라던 간호사의 꿈을 이뤘다.

A씨는 서울 타향살이하면서도 매일같이 어머니의 안부를 묻는 친구 같고 살뜰한 첫째 딸이었다. 참사 당일에도 평소처럼 어머니에게 전화해 정겨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남 목포에 사는 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몰려든 인파 속에 갇혔다.

A씨는 압사 사고로 크게 다쳐 뇌사 판정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고, 가방 속에 있던 신분증을 통해 신원이 파악됐다.

A씨의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살아만 있어 달라"며 희망을 저버리지 않았지만, 하루 만에 숨을 거둔 A씨를 보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A씨의 어머니는 "아이고 예쁜 내 딸. 아이고 내 딸아"라며 빈소에 사진으로만 남은 딸의 이름을 부르며 목놓아 통곡했다.

A씨의 유족은 "갑자기 가족의 잃은 참담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와 함께 이태원에 간 친구는 행방이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9일 오후 10시 15분께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주변 좁은 골목에서 사람들이 엉키면서 154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쳤다.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에는 야외 마스크 해제 뒤 맞는 첫 핼러윈을 앞두고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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