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새 3억원↓고공행진 골프장 회원권 하락 이유는?

기사등록 2022/10/30 06:40:00

남부CC 8월 26억4000만원→10월 23억2000만원…국내 주요 골프장 회원권 수억원씩 하락

코로나19 때 골프장 호황…거품 빠지는 중

물가 상승에 기준금리 인상…자산시장 위축

골프 대중화에 따른 회원권 보유 이익 줄어

[서울=뉴시스]에이스회원권이 발표한 골프장 회원권 지수. 2022.10.26. (도표=에이스회원권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억대 자산인 골프장 회원권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골프장 회원권은 고가의 자산이다. 십억원대에 이르는 회원권이 있을 정도다. 회원권을 보유한 회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예약 걱정을 덜고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 회원권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자산으로도 취급된다.

수년간 골프 열기 확산 속에 치솟았던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갑자기 떨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골프장 회원권 시세를 소개하는 에이스회원권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경기 광주시 이스트밸리CC 회원권 가격은 지난 6월 23억원에서 8월 20억원으로, 이달 16억60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경기 용인시 남부CC는 6월 24억6000만원선에서 8월 26억40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이달 23억2000만원대로 떨어졌다.

남촌CC도 6월 21억원에서 7월 22억6000만원대로 올랐다가 이달에는 19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국내 회원권 시세 표준화 지수인 '에이스회원권지수'에서도 골프장 회원권 가격 하락세를 감지할 수 있다.

지수는 2020년 9월 1000을 넘어선 뒤 지난 7월 1357까지 올랐다. 하지만 8월 1346으로 하락 반전했고 이달 에이스회원권지수는 1267로 2월 당시 1296을 밑돌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를 놓고 코로나19 이후 과열됐던 골프 열기가 안정되면서 회원권 가격에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용인=뉴시스]김종택기자 = 전국 아마추어 골퍼 최강자를 가리는 '2021 수원컵 전국 시니어 골프대회' 가 29일 경기도 용인시 한 컨트리클럽(CC)에서 열린 가운데 대회 참가자가 그린에서 라인업 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남부취재본부가 주최하고 (사)수원시골프협회가 주관, 수원시가 후원해 열린 이번 대회는 올해로 12번째다. 2021.06.29.jtk@newsis.com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여성 골프 인구 증가, 2030 청년 골프 인구 증가에 힘입어 골프 산업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01개 골프장을 방문한 내장객 수는 4673만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야외 스포츠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덜하다는 점, 해외 여행이 막혀 외국 골프장 이용이 어려워졌다는 점 등이 골프장 호황의 배경이었다.

최근 경기 침체로 급매물이 나오고 투자 수요가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골프장 회원권이 대체 투자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주식·부동산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회원권 시장까지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세를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그 여파가 자산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골프장 회원권 시장까지 위축시켜 시세를 떨어뜨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골프장 회원권이 돈값을 못한다는 불만 속에 투자자들이 회원권을 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프의 대중화로 골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회원권 보유에 따른 이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골프장들이 일정 비율의 예약을 비회원 또는 단체 예약 등에 배정하면서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날짜와 시간대가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권을 보유하고도 부킹이 어려워지는 점, 뒷 조와의 간격 때문에 쫓기듯이 골프를 쳐야 하는 점, 많은 인원이 이용하는 탓에 코스 상태가 나빠지는 점 등이 자산가들이 골프장 회원권을 내놓으려는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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