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적발언' 관련 대통령실 해명에 반발
이재명 "할 말이 없어…거짓은 거짓 낳아"
박홍근 "후폭풍 걱정돼 민주에 화살 돌려"
민주, 尹대통령 직접 사과 요구도 빗발쳐
[서울=뉴시스] 김재환 심동준 신재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발언 논란에 관한 대통령실 해명을 두고 "거짓말로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민주당에 화살을 돌리느냐"며 강력 반발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선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해명이 거짓 해명이어서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도 어디 지나갈 때마다 언론인 여러분이 이 문제에 대해 한마디를 하라는 요청을 많이 한다. 참 할 말이 없다. 뭐라고 말씀드리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 그리고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며 "제 경험으로는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거기서 또 다른 길을 찾아 헤매본들, 거짓이 거짓을 낳고 또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이 반복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미 간에 전기자동차 수출 보조금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고, 우리 대한민국이 차별적 대우를 받는 현실을 해결해주십사 제가 기대의 말씀을 드렸다"며 "어떤 성과를 냈는지 모르겠다.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 48초 동안 통역을 하고 그 많은 얘기를 실제로 했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국민들이 상식을 갖고 합리적 판단을 하는 분들 아닌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좀 든다"라며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얘기했다.
이 대표는 민생 관련 현안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초부자감세를 반드시 저지한다는 당론을 냈다. 노인과 청년 일자리예산도 그렇고 골목경제와 지역경제가 얼마나 어렵나"라며 "민주당은 확실한 대책을 강구하겠다. 더 낫게 만드는 건 국민의힘의 반대로 어렵겠지만, 더 나쁘게 만드는 건 우리가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해명을 문제 삼으며 윤 대통령의 사과도 요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무려 15시간 만에 내놓은 건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었다"면서 "빈손 외교도 모자라 욕설 파문으로 국격을 깎아내리더니 급기야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통령실 해명에 국민은 귀를 의심하며 경악한다. 이번 사건은 누구의 전언이 아닌,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수많은 기자들이 촬영하고 목격한 것"이라며 "국민 역시 대통령 입에서 나온 말을 영상과 음성으로 직접 목도하고 판단한 것이다. 많은 국민은 해당 욕설 영상을 듣고 또 들으며 기막혀하고 있다. 저도 100번 이상 들은 것 같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참사의 당사자로 외교적 후폭풍이 걱정돼 모면하려 했더라도 거짓 해명을 해야 되겠느냐"며 "거짓말은 막말 외교 참사보다 더 나쁜 국민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169명의 민주당 의원에게 화살을 돌려보자는 저급한 발상 또한 낯부끄러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 이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새끼들입니까"라며 "윤 대통령은 이번 외교 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대통령실 외교 라인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면서 "이번 순방과 관련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오류와 참사로 국격 심각히 훼손한 박진 외교부 장관의 무능은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이니 바로 경질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거들었다. 정 최고위원은 "국민을 우습게 알아도 어떻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해서 국민들이 넘어갈 것 같는가"라며 "최종 책임자는 윤 대통령 본인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꼭 하길 바란다"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고 최고위원은 "외교라인을 총동원해 미 의회와 정부를 설득해봤지만 역부족이라고 최종 판단해 15시간이 걸린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은 미국을 조롱했고, 홍보수석은 대한민국을 조롱했다. 욕설의 대상이 누구든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게 먼저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과 서은숙 최고위원도 합류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어마어마한 사고를 치고 또다시 대한민국 국민을 향해, 국제적인 외교무대를 향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욕설이 아니라며 총구를 어디로 돌렸나. 대한민국 국회로 돌렸다. 정말 화가 많이 난다. 윤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사과하라"고 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부족한 품격이 노출된 불행한 사건"이라며 "대통령실은 거짓말과 대한민국 국회를 모독하는 변명을 멈추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다시 한번 들어봐 달라.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해명했다.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뜻하는 것인지'에 관한 물음엔 "그렇다. 미국 의회가 아니니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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