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2배 넓어져 돌아왔다…1년9개월 만 재개장

기사등록 2022/08/06 08:00:00 최종수정 2022/08/06 08:05:10

면적 2배 확장하고 나무 5000그루 심어

조선史 연도별 새긴 '역사 물길' 조성

세종문화회관 외벽에 미디어아트 선보여

월대·해치상 복원 사업도 내년 말 마무리

광장 문화제 사용 신청 자문단 꾸려 심사

[서울=뉴시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이 오는 6일 재개장한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7시 시민과 함께하는 광화문광장 개장 기념행사와 광화문광장 '빛모락(樂)'을 개최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광화문광장이 6일 숲과 그늘이 가득한 공원 같은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은 착공 1년9개월 만에 재개장한다. 광화문광장은 오세훈 시장 첫 임기 때인 2009년 조성됐다. 조성 이후 양쪽에 차로가 있어 보행로가 좁고,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박원순 시장 임기시절 2017년 재구조화가 추진됐으나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논의가 공전되다 11월 공사를 착수했다. 총 사업비는 약 815억 원이다. 시민광장 조성에 610억 원, 역사광장에 205억 원의 사업비가 각각 투입됐다.

새로 개장하는 광화문광장의 큰 특징은 양방향 총 3개 차로를 없애 총면적이 4만300㎡로 애초 1만8840㎡보다 2.1배 넓어졌다는 점이다. 광장 폭도 35m에서 60m로 약 1.7배로 확대됐다.

특히 키 큰 나무 300그루를 포함해 5000그루를 심어 녹지 면적(9367㎡)이 전체 면적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광장 확장 부에 휴식을 위한 공간을 집중적으로 조성했다. 숲길은 시민들의 만남과 휴식, 담소를 담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규칙적인 식재가 아닌 자연스러운 형태로 배식했다. 시 관계자는 "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나무 그늘에서 쉴 수 있도록 의자 등도 곳곳에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새 광화문광장 개장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2022.08.05. livertrent@newsis.com
또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의 대표 명소로 탈바꿈한다. 광장에서 발굴된 조선시대 유구를 비롯해 역사·문화적 의미를 담은 시설물이 들어섰다. '공원 같은 광장' 조성을 위해 세종로공원 앞에 212m 길이의 '역사물길'이 들어선다. 40m 길이의 '터널분수', '한글분수' 등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물놀이공간도 제공한다.

숲과 물이 어우러지는 다양한 수경시설도 설치했다. 세종로공원 앞에는 총 212m 거리 ‘역사물길’이 조성됐다. 이곳에는 1392년 조선 건국부터 2022년 현재까지의 역사가 연도별로 새겨졌다.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77개 물줄기로 이뤄진 40m 길이 ‘터널분수’가 설치됐다.

재구조화 공사 과정에서 발굴된 ‘사헌부 문터’는 우물, 배수로 등 발굴 당시 모습을 그대로 관람할 수 있는 현장 전시장으로 조성했다. 삼군부 터, 병조 터, 형조 터 등 다른 발굴지도 그대로 보존하고 발굴지 상부에 담장, 배수로 등을 재현해 그동안 상상만 해왔던 육조 거리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세종대왕상, 이순신 장군 동상 등 광화문광장 상징물에는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즐길거리를 더했다. 세종대왕상 뒤편 지하공간인 ‘세종이야기’ 출입구에는 유리로 된 미디어글라스를 설치해 세종대왕의 업적과 각종 한류 콘텐츠 등을 송출할 예정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명량 분수’를 설치하고 분수 양쪽으로 장군의 주요 승전 내용과 어록이 담긴 승전비를 세웠다.

[서울=뉴시스]울시는 광화문광장 개장과 맞춰 세종문화회관 외벽에 조성한 미디어파사드를 6일 오후 8시30분 점등한다.(제공=서울시)
광장의 역사성 회복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광화문광장 북쪽 월대와 해치상 복원은 문화재청과 협업해 오는 2023년 12월까지 복원할 계획이다.

월대는 궁궐이나 건물 앞에 놓인 넓은 기단(基壇)으로 각종 의식 등이 있을 때 왕이 백성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서울시는 길이 50m, 폭 30m로 추정되는 월대를 복원하기 위해 광화문 앞 율곡로 직선 구간을 월대를 감싼 유선형 구조로 바꾸고 있다. 경복궁 앞 월대는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이후 복원되지 않고 있다. 월대 복원 요구는 2008년 광화문 복원 공사 때부터 나왔지만, 차량 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현재 광화문 앞에 있는 해치상은 복원된 월대 끝 양옆에 세워질 예정이다.

아울러 다채로운 문화·야경 콘텐츠도 볼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앞 '해치마당'에 있는 콘크리트 경사벽에 영상창(미디어월)이 설치되고, 세종문화회관과 KT빌딩 리모델링 공사 가림막에도 미디어파사드가 설치돼 화려한 야경을 만든다.

시는 이날 오후 8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외벽에 만든 미디어파사드를 점등한다. 개장을 기념하는 첫 전시 ‘라온하제’는 9월15일까지 이어진다. 라온하제는 ‘즐거운 내일’이라는 순우리말이다. 광화문광장이 편한 쉼터이자 일상의 즐거움을 주는 존재로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전시는 매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3시간 진행된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지난해 5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성 과정 중 드러난 조선시대 육조거리 흔적 등에 대한 문화재 발굴 조사가 시민들에 공개되고 있다. 2022.08.06. park7691@newsis.com
시는 개장을 맞이해 이날 오후 7시 광화문광장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장 기념행사 '광화문광장 빛모락'을 연다. 시민 오케스트라 축하공연과 각계각층의 축하영상 메시지, 주요 내빈이 참여해 화합의 무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재개장되는 광화문광장은 자연과 녹음, 편안한 쉼터가 더해지고,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질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발걸음을 채워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행사 개최 등을 위한 광장 사용 허가 영역은 광장 북측 '육조마당'과 세종대왕상 앞 '놀이마당' 2곳으로 정했다. 광장 사용은 오는 22일부터 가능하며 신청접수는 8일부터 광화문광장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서울시는 대규모 집회나 시위의 행사는 최대한 열리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행사 성격과 주변에 미칠 영향 등을 전문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소음, 교통, 법률, 경찰, 행사 등 5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광화문광장 자문단'을 이달부터 운영한다.

시 관계자는 "자문단을 운영해 집회나 시위로 변질되는 행사에 대해서도 점검할 뿐만 아니라 음향이나 시설물 설치도 어느 정도가 적정한 지 자문을 받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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