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책임론' 공방…친문 "참사 원인" vs 친명 "DJ·盧와도 똑같았을 것"

기사등록 2022/06/03 12:05:44 최종수정 2022/06/03 15:51:41

김종민 "이재명, 송영길 출마가 결정적 패배 원인"

홍영표, 李 겨냥 "누구 전화 한 통으로 비대위 구성"

'7인회 최측근' 문진석 등 친이계, "당신들 뭐했나"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새벽 인천 계양구 경명대로 캠프사무실을 찾아 당선 인사에 앞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채원 기자 = 6.1 지방선거에서 참패 성적표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의원의 책임론을 놓고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친문재인계' 의원들은 이번 참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 의원을 지목하며 공격하고,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한 사람의 탓이냐'며 맞대응 중이다.

이 의원의 오는 8월 전당대회 도전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계파 갈등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선거의 패배를 놓고 "가장 큰 원인이 이재명, 송영길 두 분이 한 달 만에 출마한 게 결정적이었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를 겨냥, "대선 때 진 패장 후보가 한 달도 채 안 돼서 다른 선거에 나가서 '난 잘 못 안 한 것 같다'(고 하고), '그때 선거를 이끌어서 죄송합니다'라고 사퇴한 당 대표가 (다시) '그게 아닙니다' 이러면서 다시 또 선거에 나가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이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선거 전면에 나선 것에 대해 "대선 때 윤석열-이재명이 붙을 때는 반반이지만 이미 승부가 났다. 대통령이 윤석열"이라며 "그럼 이재명이 나와서 이재명-윤석열 승부가 (되는 게) 우리 민주당 후보들한테 유리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후보들 공약이나 인물론으로 돌파해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이번 선거가 '대선 시즌2'가 되는 걸 막을 도리가 없었다"며 "역시 (이재명·송영길) 두분이 출마하면서 (이재명 대 윤석열의) 구도를 비대위원들의 전략으로 바꿀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종민 실무추진단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추진위원회 출범식 및 1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24. photo@newsis.com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당이 사당화됐다'며 이 의원을 겨냥한 친문계 핵심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의원에 대한 견제를 이어갔다.

홍 의원은 서울시장과 구청장 선거에서 '교차투표'가 나타난 점에 대해 "명확하게 민주당의 잘못된 공천에 대한 심판을 한 것"이라며 전략공천위원회에서 컷오프된 송 전 대표가 후보가 된 것을 언급하며 "누군가의 영향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도 "누구 전화 한 통화로 쫙 명단이 나왔다"며 이 의원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중요한 시기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의원의 8월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상식적인 판단을 할 거라고 본다"며 "민주당에는 나밖에 없다면서 나올 수 있을 것인데, 그것이 우리 당원이나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좀 더 봐야 될 것"이라며 사실상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비판했다.

고민정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 의원이 인천계양을 보궐선거에 나선 데 대해 "당내에서 저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바가 있었다"며 "더 큰 곳에서 쓰였어야 할 칼을, 더 작은 곳에서 씀으로 인해 모두에게 안 좋은 국면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밝혀 이 의원의 책임론에 힘을 보탰다.

반면 친이계 의원들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다"라며 이 의원을 적극 엄호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경남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고, 이번 경남지사 선거에 도전했다 낙선한 양문석 전 후보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쓰레기들"이라며 선거 후 이 의원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는 친문 의원들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제발 파란옷의 기호 1번으로 분투했으나 낙선한 후보들께, 3월(대통령 선거)과 6월(지방선거)의 연패로 실망하는 지지자들께 최소한의 시간은 주고, 최소한의 예의는 좀 표하고, 당권싸움이든 선거 평가든 하자"며 "그렇게 나불대며 찢고까부는 당신들은 이렇게 될 동안 도대체 뭐했나"고 힐난했다.
[수원=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20일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021.10.20. photo@newsis.com
이른바 '이재명 최측근 7인회' 중 한명으로 꼽히는 문진석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선거의 패배가 이재명 책임이라고? 그만들 좀 하시죠"라며 '이 의원 책임론'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대통령 취임 23일 만에 치르는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오만한 것"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오셔서 총괄 선대위장 하셨단들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지금은 누구 탓할 때가 아니다"라며 "서로를 위로해주고 반성할 때"라고 짚었다.

한편 전재수 의원은 양쪽에 쓴소리를 내놨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방선거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을 보니까 전부 '제 탓입니다' 이렇게 가슴 절절하게 반성하고 외치고 있다"며 "그런데 떨어지지도 않은 당의 국회의원들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어떤 사욕, 당권과 관련된 이 당의 권력투쟁을 위해서 떨어진 후보들의 마음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좋은 성적 내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한 것'이라 밝힌 문진석 의원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시면 안된다. 어떻게 그런 평가가 가능하냐"라며 "그런 식으로 해서는 우리가 다음 선거 지고, 또 이런 식의 반성과 성찰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ewk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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