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해당하는 '학습지도요령' 2018년 개정
'교과서 검정기준' 통해 日 정부 입장 반영 조치
사회과 31종 중 21종, 역사왜곡 서술 반영 통과
"韓, 역사공동연구 띄워 한·일 갈등 풀어야 해결"
이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교과서에 기술하게 한 2014년 '고교 교과서 검정기준', 그리고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2018년 '학습지도 요령' 개정을 볼때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것이 우리 학계 분석이다.
교육부와 동북아역사재단,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등 학계 분석을 종합하면 이날 일본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한 고교 사회과 교과서는 8개 과목 31종이다.
이 중 윤리 교과서 5종을 제외한 일본사탐구(7종), 정치·경제(6종), 지리탐구(3종), 지리총합(1종), 공공(1종), 지리부도(1종) 6개 과목 모든 교과서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학계는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종전에 독도 영유권 문제를 기술하지 않던 세계사탐구 7종 중 2종에도 관련 기술이 포함돼 있다.
일본 정부는 2018년 7월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학습지도 요령'을 개정해 독도 영유권과 관련한 서술을 교과서에 담도록 정했다.
구체적으로 역사, 지리, 공민 영역에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가 일본의 고유 영토임을 기술하도록 하는 식이다.
일본 교과서가 민간 전문가와 출판사가 원고를 작성해 만들어진다고 하지만 문부과학성 심사에서 학습지도 요령에 벗어나는 내용은 수정이 이뤄진다.
이날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중 해당 영역에 해당하는 18종(일본사탐구, 지리총합, 지리탐구, 정치경제, 공공)에는 모두 이런 서술이 포함돼 있다.
한 예로 시미즈서원(清水書院)이 제출한 '정치경제' 교과서 초안에는 당초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로 메이지 시기에 국경을 획정했다"는 내용이 없었으나 검정 과정에서 이 내용이 수정, 추가됐다고 한다.
이번 고교 교과서 검정은 2018년 학습지도 요령 개정 이후 두 번째로 이뤄진 것으로, 지난해 검정을 통과한 역사총합, 지리총합, 공공, 지리부도 교과서 총 36종 다수에도 비슷한 서술이 포함됐다고 전해졌다.
일본 교과서들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도 정부의 견해를 적극 반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재임하던 2014년 문부과학성은 고교 교과서 검정 기준을 통해 역사 교과서에 '각료회의(각의, 한국의 국무회의) 결정이나 다른 방법으로 표현된 정부의 통일적 견해'가 있으면 이에 근거해 기술하도록 정했다.
이후 일본은 지난해 4월 국회(중의원) 질의 형식을 빌려 '종군 위안부'나 '조선인 강제 연행(징용)'과 같이 강제성을 띄는 용어가 부적절하며 군과 '위안부'는 분리해서 설명해야 한다는 '각의 결정'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이날 검정을 통과한 일본사탐구와 정치경제 교과서에서 '일본군 위안부', '종군 위안부', '강제 연행'과 같은 표현이 모두 삭제됐다. 또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는 지난 1965년 박정희 정권 당시 한일협정으로 모든 문제가 종결됐다는 입장이 강조됐다.
남상구 동북아역새재단 연구정책실장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마치 역사적 사실인 양 그대로 기술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난 2014년 이미 만들어 놓았던 것"이라며 "영토 관련 기술, 강제동원, 위안부 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검정 과정에서 수정을 한다"고 지적했다.
역사학계에서는 외교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일 갈등이 심화되는 만큼 일본 정부의 교과서 왜곡 수위가 더 강화된다는 분석이다.
이번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중 일부는 본문에 각주를 달아 '강제동원을 자행했다는 연구가 많았다'는 내용을 싣는 등 자정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학계와의 접점을 늘려 나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신철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소장은 "외교적 갈등이 생기면 일본 정부가 교과서 역사 왜곡 서술을 점차 늘리고 우익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우리 정부에서 한·일 역사공동연구회 같은 방식을 띄워 양국 간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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