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시다 "한 발 내디딘 협력 확인 느껴"
우크라 관련 "오랜 시간 매우 깊은 대화"
공동 성명에 러 비판은 없어 "심각 우려"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더욱 분명한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모디 총리와 회담 후 러시아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한 발 내디딘 협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느끼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모디 총리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상당히 오랜 시간 매우 깊은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회담은 한국시간으로 19일 오후 11시부터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제 질서를 흔드는 폭거로, 모디 총리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움직임(압박)도 요구했다"고 말했다.
다만, 회담 공동성명에는 러시아에 대한 비난은 담기지 않았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지적했다.
양 정상의 회담 후 발표된 공동 성명에는 "우크라이나의 분쟁과 인도위기에 대한 심각한 우려"라는 표현만 담기고 러시아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성명은 "모든 나라가 무력에 따른 위협과 무력 행사,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로 호소하지 말고, 국제법에 따라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또 성명은 우크라이나 원자력 시설 안전의 중요성, 인도 위기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세계는 지금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야 말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등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 인도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중요성은 현격히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세에 대해 모디 총리와 "소인수의 장에서 시간을 들여 깊은 대화를 했다. 러시아의 침략은 국제질서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사태로 의연히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거듭 모디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디 총리와의 사이에서 힘에 따른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어떠한 지역에 있어서도 허용해서는 안되는 점, 국제법에 근거한 분쟁의 평화적인 해결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는 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노력을 한층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와 협력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투의 즉시 중단과 대화에 따른 사태 해결을 위해 움직이고, 우크라이나와 주변국에게 인도 지원 실시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이미 우크라이나와 주변국에게 1억 달러 긴급 인도 지원을 결정했으나 더욱 추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인도와 미국, 호주와 함께 안보 협의체 '쿼드'를 구성하고 있다. 다만, 인도는 다른 쿼드 국가와 달리 그간 대(對)러 행보에 소극적으로 동참해왔다. 지난 2일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채택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및 철군 요구 결의안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인도는 러시아와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인도가 국경을 맞댄 중국을 억지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 모두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양 정상은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조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5월 후반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쿼드 정상회의를 앞두고 "협력 강화를 확인했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이번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인도에 앞으로 5년 간 5조엔 투자를 발표했다. "내가 추진하는 '새로운 자본주의'에 있어서도 인도는 중요한 파트너다. 앞으로 5년 간 대(對) 인도 5조엔 목표로 내거는 데에 합의했다. 산업 경쟁력 파트너십을 통해 가능성을 숨긴 일본과 인도의 경제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의 외국 방문은 영국을 이후 두 번 째다. 일본 총리의 인도 방문은 약 4년 반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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