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SNS 통해 의용군 구성 후 출국 알려
정부 "우크라 전시임을 엄중히 인식하라"
국방부 "민간인 우크라행, 외교 관련 분야"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로 유명해진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의용군을 구성해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외교부는 상황을 주시하며 여권 무효화 절차를 밟아갈 방침이다.
7일 외교부 당국자는 "(여권 무효화) 관련 규정에 따라서 법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권법에 따르면 여권반납 명령을 받고도 지정한 기간 내 정당한 사유 없이 관할지역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 반납하지 않을 경우 여권 효력이 상실된다.
통상 반납명령 통지서를 당사자 주소지로 보낸 후 반송 시 재송달을 거쳐 외교부 누리집에 14일간 공시하면 정부 직권으로 여권 효력이 무효화된다.
여권이 무효화된 상황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려면 공관에 신고해 여행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최종 무효화 조치가 되기까지 길게는 1달이 걸리는 만큼 당장 이 전 대위 일행의 우크라이나 입국을 막을 실효성은 떨어진다. 단 외교부는 여행금지 지역 입국에 대한 형사처벌 및 여권 행정제재 관련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날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국민들께서는 현재 우크라이나가 전시임을 엄중히 인식하시고, 여행금지국인 우크라이나에 허가 없이 입국하지 말아주실 것을 재차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에 입국할 경우 여권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및 여권에 대한 행정제재의 대상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13일부터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긴급 발령했다. 최고단계인 4단계는 여행경보 중 유일하게 행동요령을 어기면 처벌한단 규정이 있다.
외교부는 이 전 대위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우크라이나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려면 인접국을 경유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피난민들은 육로로 루마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몰도바 등 접경국으로 가고 있다.
이 전 대위 일행이 접경국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입국한다면 정부가 물리력을 행사해 강제로 막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의용군을 환영한단 입장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각국에 의용군 참전을 호소한 바 있다.
외교부는 일단 정부 방침과 다른 개인의 일탈 행위로 인해 러시아와 외교적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보단 재외국민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우크라이나에 가서 러시아군과 싸우겠다는 의용군 자원자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미국 등 서방이 주도하는 대러 수출제재에 동참하지만 우크라이나와의 군사 협력 가능성은 일찌감치 차단한 바 있다.
외무장관이 나서 "러시아군과 싸우려고 우크라이나에 가기로 한 영국인을 지지한다"(리즈 트러스 외무장관)고 밝힌 영국 등과 상황이 다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23일 "군사적 지원이나 파병은 우리와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당연히 우리로서도 그런 가능성(군사적 지원)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이 전 대위 관련 질문에 "민간인이 가는 것에 대해서는 외교와 관련된 분야라서 국방부가 언급할 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위는 전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최근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