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국립중앙도서관서 영결식 거행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엄수됐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조사를 통해 "죽음은 '애초에 난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하셨던 유지를 기리며 애써 슬픔을 달래보지만, 비통하고 황망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고 고인을 기렸다.
황 장관은 "지난해 2월 문체부 장관으로 부임한 첫날 가장 먼저 평창동을 찾아 고인을 찾아뵈었다"며 "당시 확신에 찬 모습으로 제게 들려주신 생생한 가르침에 대한 제 수첩의 기록들은 오늘 고인을 보내는 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융화와 훈련, 그리고 소통으로 온 국민이 우리의 문화를 누리도록 하는 생활문화정책, 그리고 코로나19 위기를 문화로 극복하는 과정을 우리의 기록으로 남기자는 주옥같은 정책제안들은 지난 1년간 문체부의 핵심정책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긴 투병 중에도 인간에 대한 믿음, 집필에 대한 열정과 첨예한 사유의 끈을 놓지 않았던 당시 모습을 평생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누구나 생과 사의 길목을 지나야 하지만 고인을 잃은 슬픔은 참으로 크게 다가온다"며 "우리는 꺼져가는 잿더미의 불씨를 살리는 시대의 부지깽이를 잃었다. 목마른 사람들을 위한 민중의 두레박을 잃었다. 그럼에도 견고한 바위에 생명의 싹을 틔우는 이끼의 정신으로 이 전 장관을 보내드리려 한다"고 애도했다.
그는 "지난 반세기 동안 고인은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이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승이셨다"며 "문학평론가, 작가, 교수, 문화기획자로 다양한 영역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기며 우리 문화계에 큰 족적은 남겼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1990년 아직 불모지였던 문화의 땅에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문화의 새 시대를 열어주셨다"며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설립해 문화예술인재 양성의 기반을 마련했다. 국립국어원 발족을 통해 우리말과 글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셨다. 고인이 있기에 오늘날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황 장관은 "숱한 업적들 속에서 우리의 기억 속에 가장 또렷하게 남아있는 것은 시대의 우울과 그늘을 걷어냈던 장관님의 말씀"이라며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이 깃든 말씀은 밤하늘의 별처럼, 등불처럼 어두운 길을 밝혀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는 그 말에 늦었지만, 같은 말로 화답 드리고 싶다"며 "생의 마지막 날까지 우리 시대의 옳은 목소리를 내어주신 장관님의 삶이 우리에겐 선물이자 희망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전에 장관님은 '내 육체가 사라져도 내 말과 생각이 남아 있다면 나는 그만큼 더 오래 사는 셈'이라 하셨다. 그 말씀 그대로 장관님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계실 것"이라며 "저를 비롯한 문체부의 모든 직원들이 장관님께서 남기신 뜻과 유산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 두레박과 부지깽이가 되어 따르겠다. 숨결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누구보다 애통한 마음이실 강인숙 여사님과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그 슬픔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문체부가 함께하겠다"며 "장관님의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워드릴 수 있도록, 장관님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더는 마지막이란 말을 하지 않겠다. 태초의 자리로 돌아가는 고인의 길에 함께해주신 문화예술계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슬픔을 딛고 추모의 뜻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과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조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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