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 기본대출이냐 청년도약계좌냐…금융당국 '촉각'

기사등록 2022/03/06 07:00:00 최종수정 2022/03/06 07:32:09

유력 대선후보들, 청년·소상공인 지원에 초점

구체성·현실화 떨어져…선심성 공약 '남발' 지적도

금융위 '해체론'·국책은행 '지방행' 현실화에도 주목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20대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내세운 금융정책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금융정책의 큰 흐름이 달라지는 만큼, 금융당국도 숨을 죽이며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우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적인 금융공약으로는 '기본금융'을 꼽을 수 있다. 기본금융으로 금융불평등을 완화하겠단 구상인데 크게 ▲기본대출 도입 ▲기본저축제도 도입 ▲불법 사채 및 불법 대부업 근절을 골자로 한다.

이중 금융권의 관심을 모으는 기본대출은 국민 누구나 최대 1000만원을 10~20년간 저금리(약 3%)로 대출해주고 마이너스 대출 형태로 수시 입출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30대 청년부터 시작해 전 국민으로 점차 확대를 추진한다. 기본저축제도는 국민 누구나 일정액(500만~1000만원) 한도에서 일반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저축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기본대출 금리보다는 낮은 구조로 설계, 기본대출 재원으로 사용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엔 이러한 기본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긴급금융구제 지원 방안'도 내놨다.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 금융 구제 ▲주택 실수요자 보호 ▲서민금융 부담 경감 ▲국민상생은행 설립 등을 골자로 한다.

이달 말 종료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추진한다. 또 지난 2년 동안 발생한 자영업자의 빚을 탕감해주고, 코로나19로 인해 신용등급이 낮아져 고리대부업을 찾을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등급 회복을 위한 신용대사면을 단행한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탕감 프로그램인 한국형 급여 프로그램(PPP)을 도입한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는 지역·면적·가격 등을 고려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최대 90%까지 인정한다. 청년들의 주거복지 지원을 위해 미래소득을 고려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적극 적용한다. 서민, 20·30, 금융취약계층의 대출원리금 상환부담을 줄이고 이자부담도 줄여준다.20·30 젊은층에 최대 1000만원까지 '기본대출'을 도입한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일반 국민 대상 대출과 보증, 채권 인수, 주택대출 등 소비자 정책금융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국민상생은행'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 역시 청년 자산증식 기회 확대와 소상공인 지원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집중적으로 내놨다.

먼저 현재 '열풍'이 불고 있는 청년희망적금과 비슷한 성격의 '청년도약계좌'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19~34세 청년의 중장기 재산형성을 돕기 위한 것으로, 일정 한도 내에서 저축하면 정부가 소득에 따라 장려금을 지급해 10년 만기가 됐을 때 1억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단 내용이다. 개인소득 외 가구소득과 재산기준을 적용한다. 소득이 높은 경우 직접 장려금을 지급하는 대신 비과세 및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가입자들은 주식형·채권형·예금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청년·신혼부부들의 내집 마련 지원을 위해 생애최초 주택구매 가구의 LTV 상한을 80%로 인상하고, 생애 첫 주택구매 가구가 아닌 경우 LTV 상한을 지역과 관계없이 70%로 단일화해 실수요자의 주거 상향 이동을 위해 주택구매수요를 충족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보유 주택 수에 따라 LTV 상한을 40%, 30% 등으로 차등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신혼부부들은 4억원,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는 3억원 한도 내에서 저리로 대출해준다는 계획이다. 또 신혼부부 전월세 임차보증금 대출을 보증금의 80% 범위에서 수도권 3억원, 그 외 지역 2억원까지 상향 조정하고 저리 자금을 2년간 지원한다. 중위소득 120% 이하 청년층에 대한 임차보증금은 최대 2억원을 저리로 2년간 지원한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초저금리 특례보증 대출 50조원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소액 채무의 경우 자영업자 상각채권 원금 감면율을 현재 70%에서 90%까지 확대한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과감한 부채 경감을 통한 저소득 청년층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2020~2022년 중 저소득층 청년이 받은 생계비 대출 '햇살론 유스'의 이자를 전액 지원하고, 상환 기간을 15년에서 30년으로 늘려 채무상환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또 만 20세 모든 청년에게 3000만원의 기초자산을 지급하고, 21세부터 29세 청년들의 경우 매년 300만원씩 20대가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기초자산을 지급하겠다는 '원조 청년기초자산제' 공약도 내놨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확대도 추진한다. 피해인정률을 80%에서 100%로 확대하고, 보상에서 누락된 사각지대 업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영업자 임대료 부담 경감, 부채 이자 탕감 및 고통 분담 방안도 마련한다.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선, 원칙대로 관리하되 서민정책금융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가계부채 총량 축소 계획과 관리 지표 등을 마련한 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전세관련 채무와 신용대출 등이 DSR에 포함되도록 정비하며, 은행권과 제2금융권 DSR 기준 일원화하는 내용이다. 동시에 서민정책금융상품 예산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세 후보가 제시한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공약을 현실화하려면 수백 조에 달하는 재정이 들어가야 하지만, 재원조달방안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공약이 선언적, 나열식으로 제시됐고 재원 마련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등 전체적으로 표를 얻기 위한 부실한 선심성 공약이 남발됐다"고 지적했다.

◆금융위 해체, 수은·산은 지방이전 현실화?

금융당국은 또 금융감독 체계 개편 관련 공약에도 주목하고 있다. 세부 내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금융위에서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정책 기능을 분리한 다음 금융정책은 기재부 등에, 금융감독정책은 금감원 등에 이관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금융위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캠프에서 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여야 의원들의 관련 법안이 쏟아진 데 이어, 실제 심 후보는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금융 산업정책과 금융 감독정책을 분리하고, 금융소비자 부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금융감독 체계를 개편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금융당국의 도덕적 해이, 직무유기, 배임 행위 등 부실이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금융위는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08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를 합친 형태로 출범했으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해체론에 시달려 왔다. 금융위가 무소불위의 '공룡부처'로 거듭나면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두 기능 간 견제와 균형이 무너져 금융감독 업무의 독립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된 까닭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현 금융감독체계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실현할 수 없다는 한계를 고스란히 노출했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무원 조직에 대한 해체 논의가 2~3차례 반복되면 그 조직은 없어진단 얘기가 있다"며 "그런데 정치권에서 금융위 해체론에 대한 논의는 끊이지 않고 있고, 최근 국무조정실 정부 업무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 등을 감안하면 다음 정권에서 금융위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 해체론은 출범 이후 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소재"라며 "새로 들어서는 정부가 변화를 원하는 지, 아니면 안정적인 운영을 원하는 지에 따라 논의 방향이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력 대선후보들이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공약을 내놓으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도 불안감에 휩싸인 분위기다. 물론 이 또한 대선 때마다 나오는 공약이지만 이번에는 여야가 어느정도 공감대를 이룬데다, 대선에 이어 6월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분위기다.

윤석열 후보는 산은의 부산 이전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15일 부산을 찾아 "부산이 세계 최고의 해양 도시로 또 첨단 도시로 발돋움하려면 금융 자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후보도 수도권에 있는 공기업과 공공기관 200여곳을 지방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여기에는 산은과 수은, IBK기업은행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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