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침, 삿대질 공방 등 무차별 폭로전 가열될 듯
속도 붙은 검찰의 '고발사주' 수사, 尹 영향권 관심
신규 책임당원 22만명, '어대윤 vs 무야홍' 대세 결정
일대일 맞수토론 등 윤석열 집중 공격…尹 방어 주목
11월5일이면 최종 후보가 선출되는 국민의힘 경선은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지만 경선 판도를 뒤흔들 변수가 많은 만큼 각 캠프마다 돌발 변수에 대비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①무차별 폭로전 ②고발사주 의혹 검찰수사 ③신규당원 22만명 표심 ④1:1 맞수토론 등을 4대 변수로 꼽고 있다.
①무차별 폭로전, 막장 선거로 치닫나
국민의힘의 대권 경쟁이 갈수록 달아오르면서 네거티브전도 치열해지는 만큼 '내부의 적'이 경계대상 1호로 떠오르고 있다. 유 전 의원이 '손바닥 왕(王)' 논란으로 코너에 몰린 윤 전 총장에게 천공스승, 항문침 전문가와의 인연을 폭로하면서 무속·주술 공방에 불을 붙였듯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폭로소재를 들고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양강 구도가 본경선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만큼 3, 4위 주자들의 양강 체제를 허물기 위한 네거티브전 수위도 세질 것으로 보여진다. 유 전 의원 캠프는 5차 토론 직후 윤 전 총장이 손가락으로 유 전 의원의 가슴을 밀쳤다고 주장하는 등 윤 전 총장 캠프와 최근 각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의도적으로 대립 구도를 연출해 매스컴 노출 빈도를 높이려는 전략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②고발사주 의혹 검찰수사 영향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은 본경선에서도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동안 '대장동 게이트'에 밀려 윤 전 총장은 한 숨 돌리는 듯 했지만 최근 검찰이 '고발사주' 제보자인 조성은씨와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의 통화녹음파일을 복원하면서 수사에 탄력이 붙게 됐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중인 공수처가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녹음파일에는 '우리가 고발장을 보내주겠다'고 한 김웅 의원의 녹취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우리'의 주체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김 의원이 말한 '우리'가 윤 전 총장의 보고라인에 있던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밝혀진다면 검찰 수뇌부가 개입한 정황이 짙어진다. 동시에 윤 전 총장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될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
민주당에서는 윤 전 총장 구속감이라고 공세를 시작했다. 홍준표 의원도 경선 토론에서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을 맹비난했던 만큼 본경선에서도 비방전에 적극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아직까지 윤 전 총장이 고발사주에 연루된 직접적인 물증이 나오지 않고 있고, 녹음파일이 언론에 공개된 시점이나 외부로 흘러나간 경위도 불순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오히려 검찰 수사의 정치적 의도를 부각시켜 역공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③신규 당원 22만명, '어대윤' vs '무야홍' 대세론 결정
지난 6월 당대표 선거 당시 투표권을 가진 당원은 28만여명이었지만 이준석 체제가 들어선 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대한 관심도가 동시에 높아지면서 넉달간 투표권을 가진 당원이 22만명이나 늘어 신규 책임당원 집단이 판세를 가르는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투표권을 가진 당원이 2차 컷오프 당시 38만명이었지만 본경선에선 50만명으로 규모가 커진데다, 당원투표 반영비율도 50%로 확대되는 만큼 신규 당원의 선택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기존 50대 이상 중장년층, 영남지역으로의 쏠림이 심했던 당세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신규 당원 가운데 20~40대 비중이 상당한 편이어서 본선에서 후보 득표율에 영향을 미칠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두 다툼이 치열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캠프에서도 신규당원 '폭증'에 따른 유불리를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에선 지금까지 국민의힘 당원에 강세를 보였던 만큼 신규 당원의 표도 대체로 흡수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충청·강원지역 당원이 증가한 점도 윤 전 총장의 득표에는 가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충청 대망론을 키우고 있는 윤 전 총장과 권성동, 이철규 의원 등 측근들이 강원도 출신이란 점과 맞물려서다.
반면 홍 의원 측은 신규 당원의 상당수가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청년층의 지지가 본선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보수의 심장이자 국민의힘 전통지지층이 밀집한 TK지역 지지율도 윤 전 총장을 추월하는 수치가 나오자 더 고무된 분위기다.
신규 당원의 상당수가 지역 당협이 아닌 온라인을 통한 자발적 가입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소위 '조직표'가 이번 대선 경선에선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대규모 당원 동원이나 밀집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각 캠프에서 조직을 총동원해 당원 투표를 독려하더라도 득표율 제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렇게 될 경우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에 강세인 윤 전 총장과 경선 투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청년층에 강세인 홍 의원 중 누가 더 유리할 것인지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④1:1 맞수토론, 후보 이미지 타격 줄까
윤 전 총장이 선두권에 있는 만큼 경쟁주자들은 TV토론을 통해 공격 기회를 잡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치신인인 윤 전 총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치적인 연륜이나 선거 경험이 풍부한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원 전 지사가 특히 1:1 맞수토론에서 강점을 보이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전 총장은 토론 전략에 관해 "특별한 전략은 없다"며 "저는 대통령이 되고자 나선 사람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사회에 모든 생각이 다른 분들로부터 비판과 공격을 당해야 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걸 연습하는 기회라고 생각하려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홍 의원은 "카스테라 처럼 부푼 지지층은 곧 와해되고 꺼진다. 한달이면 충분한 시간"이라며 "무야홍을 넘어 무대홍으로 가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유 전 의원은 "경선 과정을 통해 유승민이 강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며 "경제와 안보에 강하고, TV토론에서 이재명을 압도할 수 있고, 이재명과 싸워서 확실하게 이기는 후보"라고 자평했다.
원 전 지사는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품격있는 토론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비전을 보여주고, 정권교체를 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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