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인천공항 제1활주로 주변서 총소리
야생동물통제대원, 조류 쫓기 위해 공포탄쏴
이달 들아 37종의 조류들이 1천회 넘게 출현
최근 2년간 고라니 등 야생동물 유입도 31회
지난 1일 오후 인천공항 제1활주로 북쪽에서 4발의 총소리가 들렸다. 이는 공항에서 야생동물과 조류를 쫓는 야생동물통제대원이 공항으로 날아드는 제비들을 쫓기 위해 공포탄과 실탄을 하늘에 쏜 것이다.
이날 오후 인천공항 야생동물통제대 사무실에서 만난 권혁락 대장과 고기철 선임은 최근 조류들의 출현 빈도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여름 철새인 제비의 경우에는 남하시기가 지났음에도 10월 중순까지 공항 주변에 개체 수가 남아 있어 공항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 선임은 "공항 주변에 메뚜기와 잠자리 등 제비가 좋아하는 먹잇감이 풍부해 남하시기가 지나도록 개체 수가 줄어들지 않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3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황백로와 황조롱이, 까치, 흰뺨검둥오리 등 총 37종의 조류들이 1000회가 넘게 출현하고 있다.
고 선임은 "제비를 쫓기 위해 공포탄과 실탄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비행기 이착륙 시 380㎞가 넘는 속도를 내던 중에 조류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게 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지난 1일 인천공항 제1활주로 순찰을 동행했다. 순찰을 마친 후 권 대장은 야생동물통제대 사무실에 마련된 통제구역으로 안내했다. 이곳에는 대원들이 사용하는 포획장비가 보관돼 있었다.
보관 중인 장비는 마취총인 블로우건과 엽총, 페인트볼 건, 야간 투시경 등 다양했다.
권 대장은 "이 같은 포획장비를 구비하는 것은 조류뿐 아니라 야생동물의 유입도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공항 주변 관광지에서 버려지는 반려동물의 수도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 대장은 "버려진 반려동물들은 서로 무리를 짓게 되고, 야생화된다"며 "이들 동물들이 공항으로 유입하는 경우도 있어 공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부터 올 9월까지 인천공항에 유입된 야생동물은 31마리로 집계됐다.
이 기간 유입된 야생동물을 살펴보면 ▲야생 고양이 17마리 ▲고라니 4마리 ▲뱀 3마리 ▲족제비 2마리 ▲수달과 ▲수리부엉이가 각각 1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인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탈출하는 반려동물의 수도 3건이나 발생했다.
권 대장은 "항공사에 케이지 위에 별도 그물망 설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반려동물이 케이지를 이탈할 경우 포획보다는 주인을 즉시 소환해, 반려동물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다"고 덧붙였다.
고 선임은 "항공기와 조류, 동물 모두 안전이 최우선 돼야 한다"며 "이들을 내쫓거나 포획하기보다는 서식지를 옮기는 등의 친환경적이고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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