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 첫 걸음"vs"미접종차 차별"…백신패스 찬반 '가열'

기사등록 2021/10/02 05:00:00

찬, "현재 방역지침에서 확대 적용돼 큰 변화 없을 것"

반, "기저질환자 등 미접종자 차별"

전문가, "국내 백신패스 정책, 해외와 다를수도…"

[서울=뉴시스] '백신 패스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수습 기자 = 정부가 11월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을 위해 검토 중인 '백신패스'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정부는 일상 회복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반대측에서는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1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백신패스는 접종 완료자의 다중이용시설 이용이나 행사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행대로 2주 더 연장할 계획이어서 백신패스가 당장 도입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는 10월 말 백신 2차 접종자가 70%를 넘어서고 11월에는 위드코로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 백신패스 논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일 브리핑에서 "전체 확진자 규모보다는 결국 미접종 감염자의 규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에 당국도 미접종자의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신 패스와 같은 제도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백신패스는 우리보다 먼저 위드코로나 전환에 나선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도 시행 중이다. 독일은 8월23일부터 실내행사, 병원,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3G 룰’을 적용한다. 해당 시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geimpft), 48시간 이내 음성판정자(getestet), 확진 후 완치자(genesen)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해 이를 ‘3G’라고 부르고 있다. 프랑스는 지역 간 이동, 극장이나 경기장 입장 시 백신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미국 뉴욕주는 실내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접종 증명을 요구한다.

하지만 정부의 백신 패스 도입 움직임에 대한 반대 여론도 존재한다.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백신 접종자에게만 허용하는 것은 미접종자의 일상 회복을 막는 차별이라는 의견이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에게 과도한 불이익을 주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패스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개인 질환, 체질, 알레르기, 부작용으로 백신 완료를 못 하는 분들도 있는데 백신을 무조건 강제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백신패스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기저질환자는 무슨 죄냐", "백신 못 맞은 직원은 다 잘리는 거 아니냐" 등의 비판 게시물이 올라왔다.

정부는 백신패스가 백신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접종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이라는 입장이다.

미접종자도 PCR 음성확인서를 지참하면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허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설명이다.

일부 전문가들도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해 백신패스와 같은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미접종자와 접종자를 구분하는 방식은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개념"이라며 "이를 확대 적용한다는 측면이 있지만 생활 패턴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조치를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나라와 같은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해외의 경우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접종률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백신패스가 도입됐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건강상 이유로 미접종한 인원 외에는 거의 다 접종을 완료했다고 본다"며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백신패스 도입이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공연장, 주점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일부 시설에 대해 접종자에게 인센티브 차원에서 백신패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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