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병원 반대한 의사단체…대법 "5억 과징금 합당"

기사등록 2021/10/03 09:00:00

복지부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반대

공정위, 5억 과징금처분…불복 소송

대법 "야간·휴일 진료 위축시킬 우려"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어린이 환자들이 늦은 밤에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사업에 반대하며 참여한 병원을 찾아가 집단행동을 벌인 의사단체에 과징금 5억원의 처분을 내린 것은 합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사회)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의사회는 2017년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5억원의 과징금 부과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평일 늦은 밤이나 휴일에도 소아환자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시행했다. 의사회는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다른 병원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반대했다.

의사회는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을 찾아가 취소를 요구했으며, 사업에 참여한 병원들에 징계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이들이 찾아간 4개 병원 중 2곳은 의사화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또 웹사이트에 참여 병원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위는 의사회가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단체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를 중단하라는 시정명령과 5억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렸다.

원심은 "의사회가 접촉한 대상은 개인이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이라며 "취소 요구를 따를 수 밖에 없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사회의 행위 이후에도 달빛어린이병원 수는 증가했다"면서 "참여 여부에 일정한 영향력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강제의 정도에 이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의사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의사회의 행위로 국민들이 진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가 제한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사회의 행위로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의 신규 신청이 위축되고 병원들이 전문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소아과 야간·휴일 진료 서비스의 공급에 관한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인 국민의 기회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달빛병원사업으로 인한 야간·휴일 진료 확대가 제한될 우려가 크고 사업자간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음이 분명하다"면서 "이 사건의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에는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다만 의사회가 병원을 찾아가거나 징계방침을 통보한 행위는 시정명령이 내려질 당시 이미 종료된 상태였다는 점에서 파기의 범위에 포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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