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野 반발에 중단, 사흘만 재집행
"비서PC, 김 의원 사용 않은 거 확인"
김웅 '사건관계인'…尹·손준성 입건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국회의원회관 김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 재집행을 시작했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검사 2명에 수사관과 포렌식 인원 등 17명이 투입됐다.
수사팀은 국회 방역수칙에 따른 절차를 마친 뒤 오후 2시34분께 김 의원 국회 사무실에 진입했으나 압수수색 대상 PC, 디지털 자료 추출 범위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느라 이날 오후 3시께가 지나서야 실질적인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팀이 김 의원 국회 사무실에 진입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의를 잘 해서 (곧) 압수수색을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협의상황을) 봐서는 잘 될 것 같다. 원만하게 끝내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수사팀은 이날 김 의원 국회 사무실 진입 3시간여 만인 오후 5시40분께 압수수색을 마치고 철수했다. 사무실과 부속실, 그리고 김 의원이 사용 또는 관리하는 물품, PC, USB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진 PC는 압수수색하지 않았다. 공수처 관계자는 "비서진 PC는 김 의원이 사용하는 PC인지 여부만 들여다본 뒤 아닌 것으로 확인되어 추가적인 절차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부터 범여권 인사에 관한 고발장을 넘겨받아 당측에 전달했다는 일명 '고발사주'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총장 시절 검찰이 야권에 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해 총선에 개입하려 한 것 아니냐는 게 의혹의 골자다.
공수처는 지난 9일 윤 전 총장과 손 전 정책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입건하고 그다음날인 10일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피의자인 손 전 정책관의 대구 사무실과 서울 자택, 이 사건 주요사건관계인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서울 자택과 지역구·국회 사무실 등 5곳을 대상으로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다만 김 의원 국회 사무실의 경우 김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로 영장집행이 이뤄지지 못했다. 영장 재집행을 예고했던 공수처는 압수수색 영장 집행 중단 사흘 만인 이날 오후 김 의원 국회 사무실 압수수색을 재개했다.
여권 성향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의 고발장이 접수된 지 이틀 만인 지난 8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입건 여부 결정에 앞서 이 사건 '제보자'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공수처에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 의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고발인으로 한 고발장도 들어왔다. 공수처는 줄기가 같은 사건의 고발장도 검토해 병합 여부 등을 결정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 '성명불상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을 놓고 제3의 인물이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일반적인 압수수색 영장에 관해 말씀드리면,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강제성이 필요하니 영장을 내달라'라는 것이다. 수사기관이 확실한 증거나 진술을 완벽하게 갖추고서 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3의 인물을 특정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아직 (참고인·피의자) 소환 시기를 조율하거나 하는 그런 단계로 나아가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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