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값 지불 잊은 73살 美 치매 할머니 폭력 체포에 35억원 배상
기사등록 2021/09/09 08:24:26
최종수정 2021/09/09 13:44:40
체포 중 어깨 탈골되고 치료 제때 못받아 상태 악화
[러브랜드(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2020년 6월26일 미 콜로라도주 러브랜드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73살의 카렌 가너 할머니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경찰의 바디 카메라 모습. 러브랜드시는 가너 할머니에 대한 폭력적 체포에 대해 300만 달러(약 35억원)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2021.9.9 [덴버(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미 콜로라도주의 러브랜드라는 작은 도시가 지난해 슈퍼마켓에서 14달러(약 1만6300원) 상당의 물건 값을 내지 않고 들고나오던 73살의 치매 할머니를 폭력적으로 체포한 것과 관련, 이 치매 할머니에게 300만 달러(약 35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카렌 가너라는 이 할머니는 지난해 6월 덴버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러브랜드의 한 가게에서 13.88달러 어치의 물건을 값을 치르지 않고 들고 나와 절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녀는 체포 과정에서 어깨가 탈골되는 부상을 입었고, 체포 후에도 필요한 치료를 제공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됐다.
러브랜드시는 300만 달러 보상 외에도 가너 할머니가 필요로 하는 24시간 보살핌도 제공하기로 했다고 그녀의 가족들은 밝혔다.
러브랜드 경찰은 가너와 그녀의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가너 할머니를 폭력적으로 체포했던 경찰 오스틴 호프는 2급 폭행 혐의로 기소됐고, 그의 체포를 도왔던 다른 경찰들 역시 기소됐다. 경찰은 또 체포 시 무력 사용 방식도 변경하기로 했다.
이 같은 가너 할머니에 대한 배상 발표는 흉기를 들고 있다 경찰로부터 총격을 받은 19살 정신질환 남성이 7일 사망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또 가너의 변호사 세라 셸케는 7일 일부 감독관들이 가너에 대한 호프의 무력 사용을 승인했다는 경찰 내부 보고서를 발표했다.
[러브랜드(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동네 슈퍼에서 14달러(약 1만6300원) 상당의 물건 값을 치르지 않고 나와 절도 혐의로 체포됐던 73살의 치매 할머니 카렌 가너의 변호사 세라 셸케가 8일(현지시간) 러브랜드의 법원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러브랜드 시는 카렌 할머니에게 300만 달러(약 35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2021.9.9 셸케 변호사는 가너의 체포에 관여했거나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모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너 할머니가 러브랜드 경찰서장이 사임하거나 해고될 경우 치매나 알츠하이머 자선단체에 5만 달러를 기부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보브 타이서 경찰서장은 그러나 물러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너 할머니의 요구를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여기서 내 책임은 앞으로 진행될 가너 사건에 대한 조사가 전문적으로 처리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너의 딸 앨리사 스와츠도 경찰의 변화를 요구했다. "이런 일이 다른 누군가의 가족에게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스와츠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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