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서 3개월만에 ASF 발생 '비상'…돼지 2400마리 살처분

기사등록 2021/08/08 11:54:33

중수본 10일 오전 6시까지 일시이동중지명령

발생농가 10㎞ 농장 2곳 정밀검사 금일 완료

김현수 장관 "방역 사각지대 없도록 점검해야"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김현수 장관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강원도 고성군 소재 돼지농장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에 따른 상황회의 주재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1.08.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강원도 고성의 돼지농장에서 3개월 만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사육 중이던 돼지 살처분을 신속히 완료하고 방역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8일 강원 고성군 소재 돼지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4일 강원도 영월 양돈농장이 '양성' 판정을 받은 지 3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2019년 9월부터 지금까지 총 18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농장에서는 약 2400마리를 사육 중이다. 반경 500m 내에는 해당 신고 농장만 있었으며 500m~3㎞ 내 돼지 농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경 3~10㎞ 내에는 2곳 농장에서 3100여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중수본은 의심축 신고 시부터 신속한 초동조치를 통해 확산 차단을 위해 총력 대응 중이다. 이날 오전 6시부터 10일 오전 6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강원지역 양돈농장, 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시설 및 축산차량에 대한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발령했다.

이와 함께 발생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 2400마리에 대한 긴급 살처분을 실시 중이다. 발생농장 반경 10㎞ 농장 2곳에 대해서는 이동 제한 조치를 하고 정밀검사를 오늘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역학 관련 2개 도축장(철원·홍천)과 강원도 내 모든 돼지 사육농장 203곳에 대해서도 예찰 및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강원도 내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소독 차량 53대 등 가용 소독 자원을 총동원해 농장 진입로·도로 등에 대한 집중소독을 실시하고 있고 방역 실태 점검도 하고 있다.

고성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농장 주변(사진=농식품부)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최근 어린 멧돼지를 중심으로 ASF 검출이 증가함에 따라 2일 접경 지역 위험주의보를 발령하고 도축장·차단 울타리 현장 점검을 하는 등 방역 강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확산하면서 총 1517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봄철에 태어난 멧돼지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12개월 미만 어린 연령의 감염 개체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군집 생활을 하는 멧돼지의 특성을 고려할 때 광범위한 지역에 오염이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생지역은 멧돼지 이동에 따라 휴전선 인근에서 평창·홍천·가평 등 남쪽으로 발생지역이 확산하고 있으며 백두대간을 통해 충북·경북 북부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름철 멧돼지의 활동 범위가 넓어져 논밭과 도로 등 산자락 아래와 농경지 인근에서 감염 개체 발견이 증가하고 있고 발견지점 인근도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ASF 발생 농가 18건 중 15건이 모돈에서 발생한 만큼 방역에 취약한 어미돼지(모돈) 방역 관리 강화를 위해 모돈사에 대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전실을 설치해 출입 전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모돈사에 대한 공사를 금지하고 불가피한 경우 시군에 신고 후 철저한 관리하에 실시하도록 한다.

오염원의 농장 유입 차단을 위한 강원 남부·충북·경북 북부지역 8대 방역 시설 및 농장 내 차량 진입 통제 시설 설치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나머지 지역도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시설 개선 및 8대 방역 시설 설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8대 방역시설은 외부울타리, 내부울타리, 방역실 전실, 입·출하대, 방조·방충망, 폐사체 보관시설, 물품반입시설 등이다.

 돼지 운반 차량이 많이 출입하는 도축장 내 ASF 발생 시 조기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모돈과 비육돈의 구분·계류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전국 1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훈련도 실시한다.

발생농장의 방역 미흡 사례를 전파, 방역 시설 보완 및 농장 방역실태도 지속 점검한다. 위험지역 하천 및 검출지역 주변 도로·농장 등에 대해 주 5회 이상 집중 소독을 실시하고 농장 내 쥐·해충 등 매개체 차단을 위한 축산 환경·소독의 날을 지속 운영한다.

정부는 야생멧돼지 포획 및 폐사체 수색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최남단 검출지점과 양돈 밀집단지 주변에 울타리를 추가로 설치하고 백두대간 확산 차단을 위한 광역 울타리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및 중수본부장은 이날 긴급상황회의를 개최하고 "여름철 멧돼지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농장 인근까지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발견되는 등 사육 돼지에서 추가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돈사에 기자재 반입 시 반드시 소독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며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돈사의 공사를 금지하는 등 모돈사 관리를 철저히 하고 농장 주변 영농활동, 농장 내 외부인 출입 및 소독 미흡 등 방역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꼼꼼히 점검·보완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3개월 만의 ASF 발생으로 돼지고기 값이 더 오를 거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ASF 이동명령 등으로 돼지고기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통계청은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지난달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9.9%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