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다칠까봐 걱정이지만…생포해 동물원으로"
용인시 생포하기로 결정…11일째 행방은 묘연
학생들은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용인시에서 탈출한 곰을 죽이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청원글에서 "우리는 ○○초등학교 4학년 2반 학생들"이라며 "사회 시간에 주민 참여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국어 시간에 마음 읽기에 대해서도 공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 용인에서 도망 친 곰에 대한 기사를 가지고 도망치는 곰의 마음을 읽어보았다"라며 "주민들 입장에서는 곰에 의해 다칠까봐 많이 겁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하지만 곰의 입장에서는 지금 많이 행복하기도 하고 다시 잡히지 싶지 않을 것 같다"며 "대통령님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유를 만난 곰을 죽이지 말아달라. 살려달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반 친구들이 곰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마취총으로 잡아서 넓은 동물원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저희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게시글 말미에 '수원시 장안구 ○○초등학교 4학년 2반 학생들 올림'이라고 적어놓으며 청원글을 마쳤다.
다만 이 학생들이 우려하는 대로 사육장에서 달아난 반달가슴곰은 사살되지 않을 전망이다.
시는 수색 첫 날 사살한 곰과 달리 남은 1마리에 대해선 생포하기로 결정했다. 동물보호단체 측의 요청이 들어온 데다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차원이다. 시는 이 곰이 사유재산에 속하기 때문에 생포할 경우 다시 농장주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6일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천리의 한 야산에서 "곰 2마리가 숲 속에 숨어있다. 위험해보인다"는 내용의 시민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시는 소방당국으로부터 이를 전달받아 즉각 전문 포수로 구성된 포획팀을 꾸려 수색에 나섰고, 신고 접수 2시간여 만에 사육곰 농장에서 약 400m 떨어져 있는 숙명여대연수원 뒤편 야산에서 발견한 반달가슴곰 1마리를 사살했다.
이후 무인트랩과 열화상카메라 등 전문 장비를 동원해 남은 1마리를 찾고 있지만 11일째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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