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최소 81명 사망…벨기에 11명 사망
루르댐도 범람…獨, 군 850명 동원해 구조
라셰트 대표 "기후변화에 따른 대홍수"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서유럽에서 발생한 100년 만의 대홍수로 독일과 벨기에 등에서 수십명이 사망하고 천여명이 실종됐다.
15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독일 내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81명으로 늘었다. 인접 국가 벨기에서도 11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희생자 대부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발생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최소 3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라인란트팔츠주에서도 최소 28명이 사망했다.
아르바일러 지역에선 최소 1300명이 실종된 상태로, 3500명이 임시주거시설로 대피했다.
쾰른주에선 무너진 집에 주민들이 갇힌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건물이 붕괴하면서 가스가 누출돼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아이펠 지역에선 77.2m 높이 루르댐이 범람해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 인근 마을에는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전력 회사는 예방 조치로 전원을 차단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독일 정부는 병력 최소 850명을 파견해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 헬리콥터도 11대 이상 동원됐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긴급회의를 열어 이재민 재정 지원과 복구 비용 등을 논의한다. 라인란트팔츠주는 도로, 다리 등 재건에 5000만유로(670여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인접 국가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서도 폭풍으로 강과 저수지 제방이 무너져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벨기에 베르비에에선 불어난 빗물이 2m까지 차올라 주차된 차들이 떠밀려 내려가는 등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제3의 도시 리에주는 대피 명령을 내렸다.
벨기에 필립 국왕과 마틸드 왕비는 리에주 재난센터를 방문해 이주민들을 위로했다.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과 막시마 왕비도 독일·벨기에 접경 지역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폈다. 네덜란드에선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두려움, 절망, 고통으로 특징되는 하루다"라며 "작은 강이 범람해 파괴적인 급류로 변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마음을 보낸다"며 "전체 피해 규모가 수일 뒤에나 드러난다는 게 두렵다"고 했다. 구조대원에 감사 뜻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유족들에게 마음을 전한다"며 애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텔레그램을 통해 "진심 어린 애도를 전한다"고 했다.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아르민 라셰트 기독민주당(CUD) 대표는 피해 지역인 헤겐을 방문해 이번 홍수가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향후 며칠간 비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라인란트팔츠주는 희생자를 애도하며 조기를 게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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