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잠룡 최재형 "개헌 논의 부적절…헌법정신 다시 회복해야"

기사등록 2021/07/16 15:13:57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제를 제왕적으로 운영"

"헌법정신 지키고 법치주의 정착시켜 나갈 것"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최재형 전 감사원장. 2021.07.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16일 "헌법정신을 다시 회복하고 법치주의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며 "현행 헌법대로 국정을 운영해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변화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제73주년 제헌절을 하루 앞두고 낸 메시지에서 "이번 제헌절은 저에게는 너무나 특별하게 다가온다"며 "40년 가까운 세월을 헌법조문과 함께 살아온 제가 낯선 정치의 길로 들어서는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의 헌법은 지난 87년 당시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여야의 정치권이 합의한 헌법이지만, 이 나라의 정치가 과연 헌법정신을 그대로 실천해왔는지 많은 의문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흔히들 우리 정치의 끊임없는 갈등과 반복, 극한적인 투쟁이 제왕적 대통령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고는"우리 헌법이 제왕적 대통령제이기 때문이 아니라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제를 제왕적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이라며 "헌법은 대통령과 헌법 기관의 권한과 책임에 대해서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으나, 그동안 통치행위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밖에서 행사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 전 원장은 "헌법에 규정된 제청권이 제대로 행사되지 않았고 국가의 정책수립이나 집행과정에서 통치자의 의중에 따라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으며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권한을 넘어선 인사개입도 많았다"며 "그 결과 공직자들이 국민보다는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헌법정신을 지키고 법치주의를 정착시켜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래야 국민이 안전하고 국민이 힘을 모아 더 낳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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