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지급 합의 번복에 여야 막론하고 비판 쏟아져
홍준표 "전국민 용돈 뿌리기 그만" 윤희숙 "대표 사후변명"
이준석 리더십 문제 삼기도…김태흠 "월권 행위 자제하길"
與주자들, 합의 번복 野 비판…"국정이 장난?" "국민 혼란"
13일 정치권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이 대표를 향해 "100분만에 말 뒤집는 100분 대표", "월권행위 자제하라" 등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민주당의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에 동조했다며 맹비난했다.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재난지원금을 주더라도 코로나 사태로 피해가 큰 자영업자들에 대해 현실적인 손실보상을 책정하는 방향이 맞다. 전 국민에게 용돈 뿌리기는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저는 그간 전국민 대상 지원금을 지급할게 아니라 자영업자의 생존 자금으로 지급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런 제 주장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당이 더 좋아하는 의도대로 동의해준 것이다. 송 대표가 국민의힘을 비웃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통인 윤희숙 의원은 "어제 양당 대표간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는 이번 대선의 전투의 가장 중요한 전선을 함몰시켰다"며 "당대표의 사후적인 변명이 내세우는 것처럼 추경 액수를 늘렸냐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이들이 4년 내내 국민을 현혹시킨 전국민 돈뿌리기 게임에 동조한 것"이라고 적었다.
이 대표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옹호하고 나아가 통일부 폐지까지 주장해 당 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던 가운데, 원내와 상의도 없이 여당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 제안을 받아온 것이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인다.
3선 중진인 김태흠 의원은 "이준석 대표는 원외 당 대표로서 국회의 권한인 추경 편성까지 당내 의견 수렴 없이 합의하는 월권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며 "통일부, 여가부 등 정부조직법 개정 사안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는 것도 옳지 않다. 아직도 정치평론가, 패널처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언급하면 당이 곤란해진다"고 일침을 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있는 카카오톡방에서도 이 대표의 이런 합의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 대표 때리기에 가세했다. 안 대표는 "여당의 포퓰리즘 매표 행위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라며 "이번 2차 추경 예산에서 소득하위 80% 재난지원금과 신용카드 캐시백 등을 전형적인 선심성 매표예산이라고 비판했던 그동안의 제1야당 입장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며 쓴소리를 했다.
당 내 반발이 커지자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해명문을 올린 데 이어 이날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 무산 관련 질의응답을 받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충분히 지원하는데 우선적으로 추경 재원을 활용, 그 후 남는 재원이 있을 경우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전국민으로 확대하자는 취지로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뒤늦게 회견을 통해 "추경 총액을 늘리는 방식은 당에선 검토하지 않는다"며 "소상공인의 지원 확대를 명시적으로 민주당이 정부와 합의하지 못한다면 저희도 전국민 재난지원금 방식에 양해한 부분에 대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강수를 뒀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후 울산 예산정책협의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이 대표도 40%가 아니고 80% 지원할 바에는 선별하느라 논란이 너무 많아 100% 지원이 맞다고 말했고 저도 동의했다. 잘 합의됐는데 야당 내부에서 반발이 있는 것 안타깝다"며 "이걸 가지고 이 대표를 윽박지르는 것은 올바른 야당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100분만에 말 뒤집는 100분대표, 탱자 대표가 되려는 것인가"라며 "송 대표를 만나 귤 맛을 뽐내던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더니 100분 만에 귤 맛을 잃고 탱자가 된 것이다. 당대표 신의뿐 아니라 이 대표는 2030 청년 세대와 신의도 저버렸다"고 날을 세웠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환영 입장을 냈던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이 대표를 맹비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아무리 약속이 헌신짝 취급 받는 정치라지만 이건 아니다. 국민을 주권자로 보고 두려워할 줄 아는 공당이라면 이런 번복 논란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사상 초유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 어제, 국민의힘은 국민을 세 차례나 혼란에 빠뜨렸다"고 꼬집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가세해 "국정과 민생을 손바닥 뒤집듯 농락하는 야당을 개탄한다"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를 100분 만에 뒤집다니 국정이 장난이냐"고 반문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정당 정치에서 여야 간 정치 합의란 정치의 시작과 끝"이라며 "지금은 당리당략을 따질 때가 아니다. 국민의 어려움만 생각해야 할 때"라고 촉구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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