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조상호 발언 언급하면서 눈물
첫 공식 행보로 대전현충원 참배 '파격'
천안함 유가족 "더 상처 없게 해달라
"우리당도 희생자 모욕하면 엄중 대처"
[대전=뉴시스] 박미영 김승민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천안함 희생 장병을 참배하고 유가족들의 호소에 눈물을 흘렸다.
이 대표는 이날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대전현충원 내 천안함 희생 장병 묘역을 찾아 '제 아들이 고등학생인데 상처를 많이 받았다. 더는 상처 받지 않게 해달라'는 천안함 희생자 유족의 말을 듣고 눈물을 보이며 "그렇게 하겠다. 제가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9일 서울 국방부 앞 유가족들의 시위현장을 찾았을 당시에도 '천안함 함장이 부하들을 수장시켰다는 조상호 더불어 민주당 전 부대변인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렇게 까지 모욕해야 하나. 너무 가혹하다"며 눈물을 흘린바 있다.
이 대표는 천안함 희생자를 구조하다가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묘소, 제2연평해전 전사자 및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 마린온 순직장병 묘역을 두루 참배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마린온 헬기 추락 사건 희생자인 고(故) 박재우 병장(순직 당시 해병대 상병) 묘소 위치가 어딘지 묻고 그 앞으로 동판을 닦으며 묵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5·18민주화 운동에 대한 왜곡 발언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대응하는 만큼 천안함 폭침, 서해교전 등에 대해서도 왜곡과 편향 없이 기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첫 행보로 대전 국립현충원을 택했다. 정치권 인사들이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순국선열과 전직 대통령들이 안장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과 차별화 된 행보다.
이 대표는 캠프사무실·문자홍보·지원차량이 없는 이른바 '3무(無) 선거운동', '따릉이 출근' 등 정치·세대교체의 선봉에서 '여의도 문법'을 벗어난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이날 대전현충원에 도착해 현충원 관계자와 일일이 악수를 한 후 순국 선열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참배를 마치고 이 곳을 찾은 배경에 대해 "국가를 위한 희생에 있어 우리 국민의힘이 충분하고 많은 예우를 갖춰야 한다 생각한다"라면서 "천안함 폭침 외에도 포항 마린온 추락사고 등으로 순직하신 분들도 있다. 보훈이나 사건 사건처리에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 개선하겠다는 입장에서 방문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립서울현충원도 조만간 찾아 예를 갖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 및 보훈관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 들어 과거 여당이나 민주당보다는 진일보하지만 아직까지 천안함 생존장병에 대한 보훈 문제 등이 완벽하게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상자 등 모든 분께 합당한 대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휘문고 교사의 발언 등에 대해선 "왜곡없이 편향없이 희생자들을 기려야 한다"라면서 앞으로 민주당에서 다시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도록 엄중한 판단을 해붰으면 한다. 우리 당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면 엄중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에도 조 전 부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한 천안함 용사와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게 필요하다"고 한 바 있다.
앞서 조 부대변인은 방송에서 "천안함 함장이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켰다"라고 말했고, 휘문고 교사는 "천안함이 무슨 벼슬이냐"라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전현충원 참배 후 지난 9일 철거 건물 붕괴로 9명이 숨진 광주 재개발 현장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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