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장관 만난 문승욱 "세제·인프라 등 韓기업 투자 지원 당부"

기사등록 2021/05/22 03:05:02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이후 별도 면담

"기업 투자에 수반되는 리스크 정부 분담해야"

美 철강 232조 재검토에는 "새로운 접근 요청"

[워싱턴=뉴시스]추상철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5.21. scchoo@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우리 기업들의 대(對)미국 투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세제, 인프라 등 적극적인 투자 인센티브 지원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문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이후 별도로 진행된 면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양국 장관은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양국 간 교역·투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양 부처가 한미 협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자고 뜻을 모았다.

또한 미국의 혁신 역량과 한국의 제조 역량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양국 협력의 중요성에도 동의했다.

양국 기업들의 투자가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한미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 공급망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R&D), 우수 인력 양성 및 교류 확대 등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 장관은 "기업 투자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정부가 분담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에서 재검토 중인 철강 232조에 대해서는 "한미 철강 산업 간 밸류체인 강화를 통해 미국 제조업 회복이 이루어지도록 새로운 접근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한미 기업인들 한 자리…협력 중요성 강조
양국 장관 면담 전에 진행된 '한미 비즈니스 라이드테이블'에서는 핵심 산업 공급망 회복력과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경제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행사에는 양국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백신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해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 기업은 대미국 투자 확대를 위한 미국 정부의 지원과 기업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제·인허가·인프라 등 투자 인센티브 제공과 미국의 백신 원천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한 협력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미국 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파운드리 공장 신설에 17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 인프라 확충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2025년까지 74억 달러 투자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재확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GM과 합작한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을 포함해 2025년까지 10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SK는 현재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추진 중으로 이 분야에 대한 대(對)미국 투자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표명했다.
[워싱턴=뉴시스]추상철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5.21. scchoo@newsis.com


미국 기업들도 그간의 사례를 예로 들며 협력 확대 의사를 강조했다.

미국 퀄컴은 코드분할다원접속(CDMA)부터 5세대(5G) 통신 개발까지 한국과 함께 성장해 온 만큼 협력사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최근 협력을 토대로 한국 배터리 업계와 협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노바백스는 코로나19 및 차세대 전염병 관련 백신을 개발 중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지속적인 협업 확대 의향을 내비쳤다.

문 장관은 "양국은 상호 핵심 경제 파트너로서 한국은 제조 역량, 미국은 혁신 기술이라는 장점을 보유했다"며 "양국 기업들이 앞으로도 상호 보완적인 공급망 협력을 통해 조화롭고 복원력 있는 안정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의약품 등 안정적 공급망 구축, 배터리, 전기차 등 친환경·저탄소 경제로 전환 등에 있어 상호 투자뿐 아니라 양국 정부 간 R&D, 표준, 인력 양성·교류 등 다양한 정책 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이번 행사가 양국의 긴밀한 경제 협력 관계를 보여준다"며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간 상호 협력이 공고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투자에 환영 의사를 표명하며 앞으로 기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등 한미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뉴시스]추상철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5.21. scchoo@newsis.com


"미국 투자 확대로 선제 고객사 확보 '긍정적'"
산업부는 이번 우리 기업의 투자 발표를 통해 공급망 강화, 기후변화 대응 등 미국 시장 환경 변화로 예상되는 수요 증대와 경쟁 심화에 대응해 선제적인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로 국내 중소·중견 협력사의 수출 및 동반 진출 기회 확대가 예상된다"며 "미국이 보유한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R&D 협력을 통해 우리 기술의 고도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국내 제조업 혁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지원도 지속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는 첨단 공정 라인, 연구 시설 등 국내 유치, 특별법 제정을 통한 세제·금융,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앞서 'K-반도체 전략'에서 발표한 51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배터리 산업 발전 전략' 등 이차전지 산업을 위한 종합 정책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며 "미래 자동차 확산 및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R&D, 법·제도, 인프라 구축 등 정책적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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