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에 성난 민심 전달한 30대…"비트코인은 투자고, 집은 적폐냐"

기사등록 2021/05/20 22:13:59

"1인가구는 주택청약 받기 힘들다"

"180석 뽑아줬는데 이렇게 무능한가"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쓴소리 경청' 간담회. (공동취재사진) 2021.05.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20일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불만을 쏟아낸 30대의 냉랭한 민심을 직접 접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쓴소리 경청' 간담회를 가졌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요인 분석을 위해 더민초가 주최하는 릴레이 쓴소리 강연 일환이다.

30대 후반 주부 김모씨는 "아이 키우고 집 장만하고 집을 더 넓혀가고 하는 과정에서 이 정부에 실망을 정말 많이 한다"며 "세금이란 세금은 다 뜯어가는 것 같고 올라갈 수 있는 길을 다 막는 듯하다. 아이 키우긴 더 힘들게 만드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집 있는 사람을 적폐라고 하는데 지금 비트코인하고 주식하는 사람들은 적폐 아닌가. 투기 아닌가. 집 하나 마련하는 게 적폐인가"라고 거듭 물었다.

김씨는 "다른 사람들은 비트코인이나 주식으로 도박·투기하고 있는데 왜 집가지고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저도 아이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데 솔직히 살고 싶지 않은 임대주택 이런 거나 국가에서 장려하고 있고, 이 나라에서 아이 키우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나라가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30대 초반의 한 남성은 "30대가 결혼을 사정이 있어서 못할 수도 있고, 어떤 환경 때문에 못할 수도 있는데, 결혼 안 하는 30대 미혼 남성이든 여성이든 주택청약 1순위로 분양받을 수 있느냐"며 "제가 사는 곳인 안산에서 주택청약을 넣었는데 1순위 된 적이 없다. 몇 번 넣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주택청약을 받기 위해 가산점이 있어야 하는데 1인가구는 가산점 받을 환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재개발 지역 부동산 투자로 차익을 거둔 지인의 사례를 전하면서 "그 동생은 은행 대출을 받아서 재개발 되는 곳으로 (부동산을)구입했다"며 "지금 현실에서 저는 꿈을 접어야 하고 그 동생이 맞았다는 게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이번 LH 사태 때 그곳 직원은 집을 분양받아서 팔기도 하고 이런 걸 보면서 참 이번 정부에 너무 실망이 크다"며 "집이라는 건 평생 내가 살고 싶은 집을 분양받고 거기서 꿈을 이루는 장소인데 이런 안 좋은 기사가 터져서 정말 너무 실망"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 여성 참석자는 "민주당 의원, 특히 초선에 하고 싶은 얘기는 180석이나 뽑아드렸는데 이렇게까지 무능할 수 있느냐"며 "아직도 조국 얘기하면서 모든 문제를 다 그런 쪽으로 돌리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레임덕을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스스로 만드는 것 같다"며 "초선들이 왜 당선됐는지 본인들이 대단히 착각하는 것같다. 본인들이 잘해서 뽑아준 것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또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진 건 언론개혁을 안 해서 진 것"이라며 "국민의힘에 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에 진 것"이라고 했다.

공기업에 재직중인 10년차 직장인은 "아직 임금피크제에 대해 이야기가 안 끝난 상황에서 갑자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인천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 마디로 인해 오히려 공기업 내에선 여러 파벌로 나뉘어서 서로 힘들게 싸우고 있다"며 "오히려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닌 비정상의 극대화가 된 듯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저희 당이 여러가지로 부족함이 있고 민심을 헤아리지 못해서 지난 4월 7일 민심의 심판을 받았고 저희가 여러가지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며 "말씀 하나하나 귀하게 새겨서 저희가 변화시키도록 노력하겠다. 20대, 30대 여러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변화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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