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검사 접근성 향상 위해 '정확성 담보' 자가진단키트 개발 지원"

기사등록 2021/04/05 15:41:44

자가진단키트 국내 승인 없어…美 등 해외선 제한적 활용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국내발생과 예방접종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2021.03.2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진단검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확성이 담보된 자가진단키트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5일 오후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지역 감염률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필요성이나 수요가 제기돼 어떻게 하면 좀 더 정확한 (자가)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관계부처와 업계에서 계속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승인·허가된 자가진단키트 제품은 없다. 미국에서는 5개 제품이 허가된 상태이나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활용 중인 코로나19 진단검사법은 3종이 있다. 

이 중 표준검사법은 콧속에서 채취한 검체를 이용하는 '비인두도말 유전자증폭(PCR) 검사'이다. 민감도(98% 이상)와 정확성이 높아 전 세계적에서 통용되고 있다. 다만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검체 채취를 하기엔 어렵다는 게 큰 단점이다.

비인두도말 PCR 검사는 검체 채취 도구를 콧속에 넣은 후 입천장과 평행하게 깊숙이 밀어넣어 하비갑개 중하부에서 분비물을 채취한다. 검체 채취 부위가 매우 민감하고 검체 채취 숙련도가 중요해 반드시 전문가가 실시해야 한다. 일반인이 채취할 때 정확한 검체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출혈 등의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

검체 채취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타액 검체 PCR 검사'는 검체 통에 침을 뱉어내는 방식으로 검체를 확보한다. 비인두도말 PCR 검사와 같이 24시간 내 검사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민감도는 92%로 다소 낮다.

신속항원검사법은 진단키트를 이용해 짧게는 30분만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콧속을 지나 하비갑개 중하부에서 검체를 채취한다는 점에서는 비인두도말 PCR 검사와 동일하지만 민감도가 90%로 낮다.

당국이 그간 낮은 정확성 등의 이유로 활용하지 않던 자가진단키트의 도입 여부를 검토하게 된 것은 그만큼 최근의 확산세가 방역 부담을 가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일 400~5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선 안전성·정확성 만큼이나 신속성도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예외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정 청장은 "현재 PCR 검사를 하루 약 23만건 소화할 수 있다. 역학조사나 선제검사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건수를 포함하면 하루에 25만 건 내외가 진행되고 있고 취합검사법으로 검사할 경우 하루 약 50만 건까지도 검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검사 역량을 늘리기보단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검사할 수 있는 접근성, 직장이나 학교에서 검사를 스스로 해 보고 싶은 수요들이 있어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자가진단키트 개발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스스로 혼자 검체를 채취 및 검사까지 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 중 승인받은 제품은 없기에 민감도·특이도가 알려진 부분은 없다"며 "임상시험과 실제 현장에 적용했을 때의 민감도·특이도가 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특정하지 않고서는 일반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자가진단키트의 경우) PCR 검사보다는 민감도·특이도가 낮을 수 있다. 그 한계를 알고서 적절하게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에서는 5개 정도의 제품이 허가되고 있지만 의사가 처방을 해줘야만 쓸 수 있게 관리가 되고 있다"며 "본인이 그냥 사서 쓸 수는 있는 키트라도 검사 결과를 방역당국으로 통보하게끔 하는 등의 약간의 관리장치를 걸고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자가진단키트는) 아무래도 정확성이 확인돼야 하기에 개발과 승인을 위해 필요한 임상시험을 어떻게 지원할지, 정확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가능하면 신속하게 진행하되, 정확성이 담보된 키트를 개발할 수 있게끔 정부에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