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전 10시 추념식…도 전역 묵념 사이렌
추념식후 후속조치에 관심 모아질 듯
‘위자료 등 특별지원 연구용역’ 8월 마무리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의 주제는 ‘돔박꼿이 활짝 피엇수다’이다.
이는 “동백꽃이 활짝 피었습니다”를 제주어로 표현한 문장으로, 4·3특별법 개정과 이어진 355명 행방불명 수형인 등의 재판에서 무죄선고가 난 기쁨을 대신 표현하고 있다.
동백꽃은 제주섬에 지천으로 피는 꽃인데다, 그 붉은 색으로 인해, 또 추운 겨울에 피어 질 때는 왕창 져 버리는 게 아니라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특성으로, ‘4·3의 원혼(冤魂)’으로 은유된다. 제주의 시인들은 ‘4·3의 비극과 한’을 동백꽃이 지는 형상에 빗대 운율화해왔다.
이 꽃이 활짝 피었다는 의미는 물론 피면 질 수밖에 없는 꽃이긴 하지만, ‘비극과 한’을 메워 줄 여러 매듭 중 하나(특별법 전부개정안 국회통과)가 풀렸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다.
3일 추념식은 이런 분위기 속에 치러진다.
추념식에서는 오전 10시 1분 동안 묵념이 이뤄지고, 제주 전역에 묵념사이렌이 울려 퍼진다. 도민들이 고개를 숙여 영혼들의 명복을 비는 순간이다. 동백꽃과 국화가 헌화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영상이 상영된다.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사단법인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전야제가 ‘그날의 기억, 피어나는 꽃’을 주제로 2일 오후 6시30분부터 8시까지 개최되는 것을 비롯해 곳곳에서 소규모의 추모 모임들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와 전남의 교사·학생들이 1일 한림여자중학교 도서관에서 받는 ‘제주4·3-여순10·19 평화·인권교육 공동 수업’과 3일까지 이어지는 4·3유적지 방문계획 등도 추모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도는 지난 달 25일 추념식 준비상황 최종 보고회에서 “4·3특별법 전부개정안 통과 의미를 담아 추념식을 봉행하고, 4·3의 가치인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을 미래세대에 전승하고 국가 추념식의 의미를 고양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제 도민의 눈은 추념식 후 제주도가 본격적으로 추진할 4·3특별법 전부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의 방향에 꽃힌다.
행정안전부는 특별법 개정 후인 지난 3월 초 ‘위자료 등 특별지원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8월이면 용역이 마무리된다. 도는 이 용역이 진행되는 과정에 4·3유족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행안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유족은 물론 도민들이 용역에 반영을 요구하는 의견들도 많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 지사는 1일 ‘소통과 공감의 날’ 회의에서 “추념식 이후 관련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해 4·3특별법 전부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를 철저하게 준비·실행하고, 조문별 실천 계획을 빈틈없이 마련해 현실적인 피해 보상이 이뤄지도록 용역 연구 내용 등을 세심하게 살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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