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자금 조달 필요"…NYSE 포함 검토
급속한 시장 재편…"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라"
무엇보다 경쟁업체인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NYSE)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얻은 실탄으로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계획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마켓컬리는 "지난달 말 연내 안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사내 공지가 있었다"며 "뉴욕 증시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외신을 통해 마켓컬리가 뉴욕증시에 상장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적절한 시장을 찾고 있다고 회사 측은 말했다.
김슬아 대표는 최근 팀장급 이상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연내 상장 계획을 밝혔다. 마켓컬리는 사모펀드로부터 한 번에 1500억~200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해 왔다. 투자를 받을 때마다 기업설명회(IR) 피칭을 하는 등 몇 개월을 신경써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마침 전세계적인 유동성 확대로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점을 호재라고 평가했다.
특히 새벽배송 분야 라이벌이었던 쿠팡의 뉴욕행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쿠팡은 1억3000만주를 주당 35달러에 공모하면서 45억5000만 달러(약 5조1600억원)를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쿠팡은 이 돈으로 공격적 투자를 예고했다. 2025년까지 서울을 제외한 7개 지역에 총 100만평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를 신설하는 등 물류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를 할 방침이다.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이 뻔한 일이다. 이에 가만히 앉아 당할 수는 없다는 게 상장을 결심한 이유다. 대대적 집중포화에 맞설 '방패'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행히 매출 볼륨은 커지고 상대적으로 적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 연매출은 4289억원, 순손실은 975억원 수준이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로 온라인 배송시장이 각광을 받으며 상황이 나아졌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2020년 매출은 약 1조원으로 늘었고, 적자는 1000억원대에 머물러 매출 대비 적자비율이 10%대로 떨어졌다"며 "더 성장할 자신이 있기에 상장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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