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주택, 무주택자 누구나 30년 이상 거주
'수돗물' 같은 보편적 형태 주거서비스
"빚 많으면 노예화, 빚의 가장 큰 비중은 부동산"
"집 안 사도 걱정 없는 사회 만들겠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 끝나. 공기업부터 방향 전환해야"
"공직자 부동산 투기 금지, 법적·제도적 개선 시급"
"부동산 투기 이익 국가가 회수하는 구조 만들어야"
[수원=뉴시스]박상욱 이병희 기자 = "빚이 많으면 사람이 노예화된다. 빚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부동산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이헌욱 사장은 지난 8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핵심 요지에 분양주택보다 우수한 품질의 기본주택을 공급하면 무리해서 집 사는 상황도 사라질 것이고, 공포수요를 없애 장기적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변호사 출신의 이헌욱 사장은 부임전부터 가계 부채,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문제 해결에 대해 고민이 깊었다.
이 사장은 "집을 사기 위해 막대한 빚을 지게 되고, 빚이 많으면 사람이 노예화된다"며 "빚의 가장 큰 비중 차지하는게 부동산이다. 집 때문에 빚을 지지 않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고민 속에 탄생한 것이 경기도 '기본주택'이다. 무주택자면 누구나 품질 좋은 주택에서 30년 이상 살 수 있는 '수돗물'과 같은 보편적 형태의 주거서비스다. '집을 사겠다'는 경우는 어쩔 수 없더라도 굳이 집을 안사도 '집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기본주택 정책을 구상하면서 공급자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수요자의 적정 임대료에 집중했다. GH가 주택을 지어 공공 리츠에 매각한 후 다시 빌려 운영하겠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좋은 집을 적정 임대료로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LH 임직원들의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 이 사장은 "공기업부터 부동산으로 돈 벌지 말자고 방향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는 금지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으로는 돈 벌지 못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줄 수 있는 정책적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다"고 말했다.
-기본주택 정책 배경과 의도는.
"집을 사기 위해 막대한 빚을 지게 되고, 늘어난 가계부채는 사람을 짓누른다. 빚이 많으면 사람이 노예화된다. 빚의 가장 큰 비중 차지하는게 부동산이다. 집 때문에 빚을 지지 않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 살아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다가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장기임대주택을 생각했다. 공공임대 주택은 적자구조다. 장기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방향은 맞지만, 적자 때문에 많이 할 수 없다. 사업자 입장에서 최소한 본전은 건져야 한다. 조금 남는 임대주택이어야 한다. 그래서 적자 안 내는 공공임대주택을 계산했더니 처음에 85제곱미터 핵심요지에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120만~150만원이 나왔다. 임대료를 낮출 방법을 찾았다. 첫 번째 방법은 용적률을 높이는 것이다. 주상복합을 지을 때 적용하는 용적률인 500%로 높여 계산했더니 핵심 요지 기준 임대료가 40% 떨어졌다. 두 번째로 조달금리를 싸게 맞췄다. 1% 장기 저리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봤을 때 12~13%가 내려갔다. 세 번째는 전용리츠에 매각하는 것이다. 일종의 장기임대 비축리츠를 만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핵심 지역을 저렴하게 사니까 리츠에서도 손해보지 않는다"
-경기도 기본주택 홍보관 개관, 심정은.
"직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단기간에 열심히 잘 준비해줘서 도민들께 선보이게 됐다.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
-기본주택 준비하면서 특히 공들인 부분은.
"공사 입장에서 지속가능해야하고, 도민 입장에서는 부담이 없어야 한다. 두 요소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설득과 홍보 과정을 거치고 있다. '공공임대가 부족한데 왜 중산층이나 고소득층한테도 주냐, 자격제한 안하냐'라는 비판이 있다. 기본주택은 집을 자산이나 주거복지로 보는게 아니라 공공인프라로 본다. 장기임대라는 기반시설인데 굳이 고소득층이라고 배제할 필요가 없다. 지하철, 버스에 고소득층이 탄다고 뭐라고 안 하듯이 집도 보편적으로 공공서비스로 제공하자는 접근이다. 물론 집 사면 나가야하지만, 일단 들어온 사람은 쫓아내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세 사는 사람도 집 걱정이 없다. 한편으로는 '다 세 살라는거냐'라는 주장이 있다. 세 사는 사람들이 세 사는 동안 편하게 살라는 것이다. 형편이 되면 집 사서 나가면 되지만, 사는 동안 편하게 살라는 것이다"
-임대기간 30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나.
"30년 단위로 갱신한다. 30년 정도 운영한 뒤 처음 구조대로 운영되는지 사업성을 따져본 뒤 보증금과 임대료를 재산정하는 방식이다. 30년 되면 쫓겨나는게 아니다"
-기본주택은 언제, 어디에 생기나.
"입주자자격 부분은 정리가 안 됐다. 정부가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에 지자체 재량을 주거나 기본주택 유형 인정해주면 올해라도 시범사업을 하려고 한다. 몇 개 사업지 확보하고 있다. 3기 신도시가 2023~2025년 조성되면 착공과 공급까지 30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2025~2026년에 실물을 3기 신도시에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대라 사전청약은 없다. 준공 6개월 전에 입주자 모집 예정이다"
-임대료가 좀 높다는 지적인데.
"기존 공공임대보다는 높다. 하지만 시중보다는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다. 그것도 높다고 하시는 분들은 소득 적은 분들인데, 그런 분들한테 주거 급여 지급을 병행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공공, 임대라는 부정적 인식 여전하다.
"공공임대 이미지를 불식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핵심요지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품질도 일반 분양주택보다 더 좋게 하자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이 더 좋아지면 그런 이미지는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 정책도 구상 중이다. 주택 이름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별로 주민들이 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멋있는 이름을 주민들이 붙이도록 하면 부정적 이미지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최근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 발의됐다.
"공공임대는 유형이 있다. 무주택자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건 현재 없다. 법이 아니라 시행 규칙 고쳐서 할 수도 있다. 특별법에는 유형, 입주자 계층 누구나 할 수 있게, 비축리츠 등 필요한 부분이 들어가 있다"
-앞으로 과제는.
"먼저 공공임대주택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유형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두 번째는 전용리츠, 장기임대매입공사 등 사주는 곳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재원조달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장기 저리 자금이 계속 조달될 수 있도록 예산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구조 잘 짜면 큰 돈 들지 않는다"
-최근 LH 임직원 사전투기 의혹 파장이 크다
"내부 자진신고도 받고, 정부와도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아무쪼록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 위법 부당한 투기가 발견된다면,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생각이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 끝났다. 특히 공기업부터 부동산으로 돈 벌지 말자고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개발할 때 투기적인 목적으로 샀는지 심사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필요하다면 투기 방지에 대한 법률도 정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 보유로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줄 수 있는 국가 정책방향의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 공직자 부동산투기 금지가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부동산 투기로 인한 이익은 대부분 국가가 회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게 투기 기회 자체를 줄이고, 만약 이익 발생하면 국가가 환수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또 공공택지를 개발할 때 핵심 요지는 공공이 보유하면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공공 보유를 원칙으로 사업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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