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유행에 잇단 사후확진 발생…서울 50대·70대 기저질환자(종합2보)

기사등록 2020/12/09 15:35:48 최종수정 2020/12/09 16:06:10

영등포 거주 50대 사망자 가족 확진 후 격리 중 사망

강남 자택 거주 중증질환 70대 감염경로 모른채 사망

2월·8월에도 사후확진은 다수 발생…3차 대유행 영향

"확진자 폭발적 증가 시 사후확진 등 사례 누적될 것"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15명으로 집계된 7일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길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옆 응급실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020.12.07. jc4321@newsis.com
[서울·세종=뉴시스]이연희 윤슬기 구무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서울에서 50대와 70대가 잇따라 사망한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3차 대유행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감염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사망하거나, 격리 중에 증상이 빠르게 악화돼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계속 커질 경우 이 같은 사후 확진 사례가 더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104번째 사망자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50대로, 마포구 홈쇼핑 관련 가족이 확진된 이후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이었다. 지난 6일 사망했으며 이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됐다. 70대 사망자의 경우 자택에 거주하던 중증 기저질환자(알츠하이머)로, 방역당국은 사망자의 감염경로를 조사하기 위해 현재 가족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50대 사망자는 현재 감염경로가 파악된 바로는 가족 중 선행감염자 있었고 그 이후에 접촉자로서 격리를 하는 중에 증상 발생과 경과 진행이 빨랐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격리에 들어가기 직전, 접촉자로 조사가 됐던 그 시점엔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 들어갔는데 그 이후에 발병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사망 직전 검사해 양성 결과가 확인된 사례로, 감염경로는 현재 파악한 정보 내에서는 가족 선행감염자에 의한 감염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저질환 여부에 대해서는 "기저질환이 있는 것까지는 확인했지만 어떤 질환인지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사망한 서울 105번째 사망자는 70대로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중증 기저질환을 앓았다. 지난 6일 사망한 후 진행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망자가 병원으로 이송 당시 심정지 상태였고, 사후 코로나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으로 판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사망자가) 자택에서 머무르다 심정지가 와서 가족이 119에 신고를 했다"며 "병원 이송 과정에서는 구급대원이, 병원에 도착해서는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인이 불명으로 나오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확인 차원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자고 했고, 검사결과 확진판정됐다"며 "사후 확진판정된 만큼 동거가족 등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정확한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후확진 사례는 지난 2월과 8월 대유행 시기에도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월 국내 코로나19 발생 초기 1차 대유행이 일어났던 대구·경북에서는 병상 배정 전에 자택에서 대기하다 사망한 사례가 다수 발생한 바 있다. 지난 8월 수도권 중심으로 발생한 2차 대유행 당시에도 코로나19 진단 이후 병원 이송 시 상태가 악화돼 사망하거나 사후 확진된 사례가 확인됐다.

이처럼 최근 사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발생한 이유는 고령자가 스스로 코로나19 증상을 의심해 검사를 받기 전 기저질환이 있으면 증상 악화 속도가 빠르기 진행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서 만연하면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의도와 무관하게 피해를 입는다"라며 "알츠하이머와 같은 치매환자는 의사표현도 잘 못하기 때문에 사망을 한 뒤에야 알게 된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번지면 종착역은 결국 고령, 기저질환자"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증상이 미약할 땐 바이러스 양이 적기 때문에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 위음성은 예전에도 여러 번 있었다"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이런 예외적이라고 하는 사례도 누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도 지난 8월 브리핑에서 사후 확진과 관련, "진단 후 조치가 지연됐다기보다는 발병에서 진단까지 기간이 굉장히 짧았다. 조기에 (증상이) 의심이 되고 검사가 되지 않은 측면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고령자들이 증상을 인지하거나 코로나로 의심해서 검사를 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가 어려운 상황에서 진단검사가 늦어져 시기가 늦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자들에 대한 신속한 검사, 또 의심하는 부분들을 강화하고 홍보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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