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中언론 "바이든에 환상 갖지 말라"면서 은근히 기대

기사등록 2020/11/09 13:30:00

환추스바오 "중국 정부, 바이든 팀과 충분한 소통 시작해야"

관변학자 "바이든 외교는 온건하고 성숙하게 전개될 것"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같은 미국인"이라며 "분열이 아닌 통합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2020.11.08.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 대해 중국 관영 언론과 관변 학자들이 기대를 드러냈다.

관영 환추스바오는 8일 "미중 관계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노력을 포기하지 말라"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중국 정부는 바이든의 팀과 충분한 소통을 시작해야 하고, 긴장한 상태에 처한 미중관계를 (최소한) 예측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올 들어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공세를 강화해왔는데 중국을 아프게 때리면 때릴수록 선거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정책 가운데 많은 '긴장의 버블'이 의도적으로 형성됐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문은 "바이든의 당선으로 이런 ‘버블’을 없앨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바이든 당선으로 미중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기후변화 대응, 무역, 인문교류 등 측면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무역 측면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행정부의 강압적인 노선을 유지할 것이지만, 엄청난 도박과 같은 승부수 행보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중국은 바이든 당선으로 미중 관계가 개선되고 국면이 바뀔 것이라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되지만, 동시에 미중 관계 개선에 대한 신념을 약화시킬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와 시진핑 국가주석이 바이든의 당선에 대해 아직 침묵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환추스바오의 사설은 바이든에 대한 중국 정부의 기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관변학자들이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다만 중국 학자들은 지난 4년간 미중 관계와 세계 정치 환경이 크게 변화됐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은 오바마 시대 접근 방식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진찬룽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의 당선으로 미중 관계는 '완충기'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진 부원장은 “미중 관계는 여전히 악화될수 있지만, (트럼프 집권시기처럼) 그렇게 빨리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바이든 당선인은 외교 사안을 처리하는 측면에서 보다 온건하고 성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중국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지나치게 많은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중국을 봉쇄하고 억제하는 것은 미국내 (보수, 진보) 양대 진영의 전략적 합의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창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도 “바이든 당선으로 미중은 코로나19 백신, 전염병 예방, 기후변화 대처 등 측면에서 실용적인 협력을 재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부주임은 또 "바이든 당선이후 미중은 1단계 무역합의 재검토에 착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미중이 전략적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다웨이 중국 국제관계학원 국제정치학과 주임은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는 하되 (트럼프 행정부처럼) 전면적인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다 주임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핵심기술을 둘러싼 대중국 견제는 완화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범위는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와 기술경쟁으로 정의된 포괄적인 범위를 제시했다”면서 “바이든 당선으로 틱톡, 위챗 등과 같은 (중국) 회사에 가해진 제재는 일부 완화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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