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라고 헬스장 이용 막는 건 차별"…인권위 권고

기사등록 2020/08/03 12:00:00

미성년자 자녀 이용 금지 당해…인권위 진정

"미성년자 이용하면 안전상 문제 발생" 주장

인권위 "주민들 함께 이용 위한 방안 필요해"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미성년자의 아파트 내 생활체육 시설(헬스장·수영장) 이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차별 행위에 해당, 향후 해당 시설에서 미성년자의 이용을 배제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올해 1월 자녀와 함께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내 헬스장을 이용하려고 했지만, 아파트 내 동호회가 헬스장 운영 관련 회칙으로 미성년자의 가입을 금지해 '부당하다'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 과정에서 해당 동호회 측은 헬스장의 운동 시설이 노후화 됐고, 운동 공간이 협소해 미성년자가 이용할 경우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진정인 B씨는 지난해 9월 만 10세인 자녀와 함께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내 수영장을 이용하려고 했지만, 자녀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수영장 관리자가 이용을 막아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아파트 측은 "미성년자가 수영장을 이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동시설 운영 규정에 따라 이용을 제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귄위는 "생활체육 시설의 이용 관련,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 제2호는 '당사국은 아동의 문화적·예술적 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촉진하고, 문화·예술·오락 및 여가활동을 위한 적절하고 균등한 기회의 제공을 장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제 5차·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모든 아동이 스포츠를 포함해 휴식과 여가를 누리는 것뿐만 아니라, 놀이와 오락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 및 시설을 보장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미성년자의 인지 능력 및 신체 발달 정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운동 시설에서의 안전 문제 해소를 위한 별도의 노력 없이 단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운영되는 운동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하는 것은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 행위"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 같은 생활체육 시설은 아파트 내 공동 시설에 있는 만큼 주민 복지적 성격이 상당하다"며 "시설의 협소함이나 안전을 이유로 특정 집단을 배제하기 보다, 더 많은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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