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스타항공 합병무산] 제주항공, 이스타 포기로 재무적 부담은 줄어

기사등록 2020/07/23 09:25:51

운영기재 고정비·인건비 부담 높은 상황...2분기 영업손실 800억원 넘을 듯

1600억 유상증자, 100억 전환사채로 한고비 넘기지만 향후 유동성 보강 필요

제주항공 항공기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면서 향후 재무적 부담이 다소 경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23일 지난 3월2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인수 포기 배경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한 것은 이스타항공이 250억원가량의 체불임금을 포함한 1700억원대의 미지급금을 변제 등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미지급금 해결을 위해 직원들에게 체불임금 중 일부 반납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리스사, 조업사 등 관계사와도 협의에 나섰지만 선결조건 이행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제주항공도 상황이 어렵다는 점도 인수포기의 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자금 사정 악화로 인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여력마저 부족해진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추가 비용 지출을 감내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은 사실상의 운휴 상황으로 2분기 영업손실이 8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292억원과 영업손실 657억원, 당기순손실 101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은 약 680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제주항공은 경쟁 LCC대비 운영기재에 대한 고정비 및 인건비 부담 높은 상황으로 상대적으로 영업손실 폭이 크게 나타난다. 이스타항공 인수 시 제주항공마저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로 재무적 부담은 경감될 것으로 전망"이라며 "약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권 발행으로 3분기 중현금 유입이 예상되나, 코로나19의 장기간 지속시 유동성에 대한 추가적인 보강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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