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검사장 "채널A 기자가 이름 도용…나도 피해자"

기사등록 2020/06/17 18:31:58

"불필요한 오해 없애겠다" 입장문 공개

"취재·수사 관여한 적 없다…상식 반해"

"휴대전화 압수에 우려…명예훼손 대응"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지난 4월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채널A 기자 이모씨와 성명 불상의 현직 검사를 협박죄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 채널A 사무실과 이씨 자택 등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2020.04.28.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검찰이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에 연루된 현직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가운데, 해당 검사장이 취재나 수사에 관여한 사실이 일절 없으며 자신은 이름을 도용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A검사장은 17일 변호인을 통해 채널A 기자 관련 수사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무당한 공격들을 일체의 대응 없이 묵묵히 견뎌왔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입장을 말해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A검사장은 채널A 기자와 이 사건 제보자 간 대화의 녹취록을 거론한 뒤 "대화에서 언급되는 내용의 발언을 하거나, 취재에 관여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기자와 신라젠 수사팀을 연결시켜주거나 수사에 관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수사결과 발표에 의해도 애초부터 신라젠 수사팀에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의 로비 여부에 대해 수사할 계획도 없었고, 수사한 사실조차 없었던 것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론보도 내용, 녹취록 전문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있지도 않은 '여야 5명 로비 장부'를 미끼로 저를 끌어들이려는 사전 계획에 넘어간 기자가 제 이름을 도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저는 그 피해자다"고 주장했다.

A검사장은 "어떤 검사도 '수감자에게 나를 팔아라'고 하며 제보를 압박하지 않는다"며 "현 정부 인사에 대한 타청의 비리 수사를 서울 요직으로 다시 재기하기 위한 동아줄로 생각했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했다.

아울러 "수사팀이 제 휴대전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실행한데 대해, 그 정당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제부터 객관적 근거없이 제기되는 명예훼손 등 위법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편향되지 않는 공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A검사장 휴대 전화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언련은 지난 4월7일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들어 이 전 대표를 협박했다며 채널A 이모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때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현직 검사장도 '성명 불상의 검사'로 적시해 함께 고발했다.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등에 따르면 이 기자는 '신라젠 사건 정관계 로비 의혹' 취재 과정에서 이 전 대표 지인인 지모씨를 만나 검찰 관계자와의 통화 녹음파일을 들려줬다고 한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지난 4월 페이스북에 이 기자와 해당 검사장 사이 오간 대화가 기록됐다는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황 전 국장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해당 검사장은 종편 소속 기자에게 "만나봐 쟤네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봐"라고 말했고, 이 기자는 이에 대해 "제가 그 얘기를 했어요. 저는 브로커가 아니고, 검찰에서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해서, 해야 되는 수사를 안 할 수는 없다고"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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