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추락' 인부-구하러 간 포크레인 기사…모두 사망(종합2보)

기사등록 2020/06/17 17:09:33

강남구 도곡동 빗물받이 신설 공사

공사 인부 1명 10m 깊이 맨홀 추락

포크레인 기사가 인부 구하려 진입

2명 모두 구조 후 병원 이송…사망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도곡동 한 도로에서 빗물받이 설치 작업을 하다 맨홀 아래로 추락한 인부와 이 인부를 구하러 내려간 포크레인 기사가 모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공사 인부 최모(62)씨가 구조돼 응급차로 옮겨지는 장면. 2020.06.17. ryu@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서울 시내 한 공사장에서 맨홀 아래로 추락한 인부와 이 인부를 구조하러 내려간 포크레인 기사가 3시간이 넘는 수색 끝에 모두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17일 서울 강남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8분께 서울 강남구 한 공사장에서 맨홀 아래로 공사 인부 1명이 추락했고, 그를 구조하기 위해 내려간 포크레인 기사가 함께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작업자는 인부 최모(62)씨와 포크레인 기사 추모(49)씨로, 이들이 실종된 맨홀 깊이는 총 10m 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최씨는 오후 3시8분께, 추씨는 오후 3시14분께 발견됐으며 각각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발견 당시 위중한 상태였고, 병원 이송 후 의료진에 의해 끝내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청은 당초 이들을 모두 강남구 도곡동 강남 수도사업소 인근 '2020 관내 빗물받이 신설 및 개량공사' 작업장 인부라고 전했으나 이후 일용직 인부와 포크레인 기사로 정정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이날 3차 언론 브리핑에서 "이 공사 과정에서 하수 시설물을 조사하게 돼 있다. 최씨가 (오수관) 아래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가스가 올라오면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염된 물이 지나는 오수관 작업을 할 경우 유해가스 차단을 위해 방독면을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 구청의 설명이다. 최씨는 빗물이 지나는 우수관 작업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작업을 위해 방독면을 착용했는지, 왜 우수관이 아닌 오수관으로 내려가다가 사고를 당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후 4차 브리핑에서 "최씨가 먼저 추락하고 포크레인 기사가 구조를 위해 따라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 중 오수관 내부 일산화농도를 측정한 결과 170ppm이었다고 한다. 일산화탄소 50ppm 이상이면 인체에 치명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도곡동 한 도로에서 빗물받이 설치 작업을 하다 맨홀 아래로 추락한 인부와 이 인부를 구하러 내려간 포크레인 기사가 모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소방당국이 인부와 포크레인 기사 구조 작업을 벌이는 모습. 2020.06.17. ryu@newsis.com
구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사고 현장에서 최씨가 홀로 작업 중에 추락한 후 최씨를 구하기 위해 추씨가 따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최씨는 유해가스가 배출될 가능성이 있는 오수관 작업을 원칙인 '2인1조'가 아닌 혼자 작업한 것이 된다.

다만 구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최씨가 왜 혼자 오수관을 열었는지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오수관과 우수관은 맨홀 구멍 모양이 다르다고 한다. 우수관은 빗물이 들어가기 위해 구멍이 뚫려 있지만, 오수관에는 구멍이 없다는 것이다.

소방은 이날 신고를 받고 오전 11시54분께 사고 현장에 도착해 수색 작업에 돌입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구조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 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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