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대책]"투기와의 전쟁 선포"…이번엔 집값 잡힐까?

기사등록 2020/06/17 11:43:18

규제지역 확대·대출 제한 강화…文 21번째 부동산 대책

수도권 풍선효과 줄어들 것 vs 집값 오른 뒤 뒷북 정책

집값 안정화, 공급 확대·수요 분산 근본적인 처방 내놔야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갭투자 규제를 핵심 내용으로 한 문재인 정부 21번째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0.06.1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17일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고, 대출 요건을 강화하는 추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정부 들어 2017년 6·19대책을 비롯해 8·2 대책, 지난해 12·16 대책 등 다섯 번째 정부 합동 대책이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 등 개별 또는 후속 조치까지 합쳐 총 21번째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강력 조치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은 상승세로 돌아서고 수도권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확산하자 결국 추가 대책 카드를 빼든 것이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간(지난 8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2%의 상승해 13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중구(-0.01%)를 제외한 모든 구에서 집값이 상승하거나 보합(0.00%)을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최근 3개월(3~5월 기준)간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 10곳 중 6곳이 수도권과 인천의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이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군포시로, 9.44% 상승했다. 이어 ▲구리시 7.43% ▲인천 연수구 6.52% ▲세종시 6.14% ▲수원 영통구 5.95% ▲수원 권선구 5.82% ▲안산 단원구 5.73% ▲용인 수지구 4.95% ▲수원 팔달구 4.69% ▲시흥시 4.65% 등의 뒤를 이었다. 비규제지역에서는 ▲화성시 4.53% ▲오산시 4.35% ▲인천 서구 4.25% ▲인천 남동구 4.14% 순으로 집값이 올랐다.

지방에서는 대전시 서구가 3.23%로 가장 많이 올랐고, ▲대전 동구 3.31%▲△대전 중구 2.24% ▲대전 유성구 2.19% ▲대전 대덕구 1.59% ▲평택시 1.54% ▲울산 북구 1.35% 순으로 상승했다.
[서울=뉴시스] 정부는 수도권 내 비규제 지역 대부분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한 경기 전 지역과 인천 전 지역이 이번에 새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이번 대책의 핵심은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규제 강화다.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해 전세를 끼고 집 사는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수원과 안양, 구리, 군포 등 집값이 급등한 경기도 10개 지역과 인천 연수, 남동, 연수, 서구 지역, 대전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가 오는 19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시세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대출이 금지된다. 9억 이하의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는 40%, 초과분은 20%가 적용된다.

또 경기, 인천, 대전, 청주의 나머지 지역 대부분이 대출과 전매 제한 규제를 받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다. 이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이 시가 9억원 이하에 대해 50%, 9억원 초과분에 대해 30%가 적용된다.

특히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한다. 잠실 마이스(MICE) 개발사업과 영동대로 복합 개발사업 부지와 주변 일대를 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거쳐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갭투자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무주택자가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경우 집값과 관계없이 6개월 안에 입주해야 한다. 또 1주택자가 일시적 2주택일 경우에도 6개월 안에 기존주택을 처분한 뒤 새로운 주택에 입주해야 한다.

갭투자자들의 돈줄도 차단하기 위한 대출 규제 강화에도 나선다. 현재 시세 9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에 대해 전세대출보증이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로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보증기관의 보증 한도도 낮아진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최대보증한도는 수도권이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춘다. 이와 함께 내달 1일부터 모든 지역에서 개인과 법인 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가 전격 시행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 등 총망라한 백화점식 규제를 내놨다. '핀셋 규제' 대책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투기세력을 옥죄고,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강력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나가겠다"며 "투기로 인한 가격상승의 부작용은 고스란히 서민 실수요자의 부담으로 연결된다"고 피력했다.

부동산시장에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분분하다. 최근 집값이 급등한 수도권지역 내에서 풍선효과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는 주장과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단기적인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팽팽하다. 또 대출 등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공급 확대에 수요 분산이라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의 규제지역이 대폭 확대되면서 수도권에서 발생했던 풍선효과가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초저금리 장기화와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부동산에 몰리는 상황에서 또 다른 비규제지역으로 투기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을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추가 규제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인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가 몰리는 서울지역에 정비사업을 통해 신규 공급을 확대하고, 부동산에서만 몰리는 유동자금을 분산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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